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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 허황옥 설화는 허구가 아니었다?

작성일 25-10-0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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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화강 (115.♡.250.237) 조회 86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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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황옥 설화는 허구가 아니었다?


인도는 한국에서 거리가 멀기 때문에, 한국 역사와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곳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고려 시대의 승려인 일연이 저술한 역사서인 <삼국유사>에 의하면, 서기 48년 무렵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인 허황옥이 배를 타고 현재 경상남도에 있던 나라인 금관가야를 방문하여, 국왕인 김수로왕과 결혼하고 왕후에 올랐으며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그 이후로 금관가야의 왕이 되었다는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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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삼국유사>의 내용에 대해서 많은 연구자들은 “불교 승려였던 일연이 한국 고대사를 불교식으로 죄다 윤색한 서술이라서 신빙성이 떨어지고 믿을 수 없다.”라고 부정적으로 여겼습니다. 게다가 지금처럼 비행기나 여객선 같은 편리한 교통 수단이 없던 약 2천여 년 전의 옛날에 머나먼 바닷길을 해치고 인도에서 한반도에까지 사람이 오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 같기 때문에, 허황옥의 가야 방문 설화는 허구라고 여기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 유전공학 같은 과학기술이 역사 연구에 도입되자, “2천여 년 전의 고대 인도에서 한반도에까지 사람이 배를 타고 오는 일은 불가능하다.”라는 선입견이 깨졌습니다. 


2004년 강원도 춘천시에서 개최된 한국유전체학회에서 서울대 의대 서정선 교수와 한림대 의대 김종일 교수가 금관가야의 수도이자 허황옥과 김수로왕 사이에서 태어난 후손들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경상남도 김해 예안리 고분에서 가야 왕족들의 유골들을 분석한 결과, 미토콘드리아 DNA를 추출하여 염기서열정보를 게놈 해독기로 분석을 해 보았는데, 인도인의 DNA 염기서열과 가깝다는 결론이 나왔던 것입니다. 


이 사실이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미토콘드리아 DNA는 모계 즉 어머니쪽 혈통으로 유전이 되는 세포소기관입니다. 이는 고대 가야 왕족들 중에서 인도계 혈통이 흐르는 어머니쪽 조상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즉, 다시 말해서 인도에서 한반도로 이주해 온 여성과 한반도 토착민 남성 사이에서 태어난 자손들이 금관가야의 왕이 되었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이 완전히 거짓말이거나 허황된 내용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중앙대 음대의 전인평 교수는 기원전 2~3세기에 만들어진 고대 인도의 문헌인 나티야 사스트라를 연구한 결과, 가야의 악성이라 불리던 음악가 우륵이 만든 곡이나 악기인 가야금의 뿌리가 사실은 고대 인도의 음악이라는 주장을 제시했습니다. 


우륵이 만든 곡들은 모두 나티야 사스트라에 언급된 인도의 전통 음각인 라가와 구조가 같으며, 가야금과 장구 같은 악기들도 모두 인도의 전통 악기인 시타르에서 유래했고 심지어 동학농민전쟁의 주역인 녹두장군 전봉준을 기리는 민요인 ‘새야 새야 파랑새야’도 인도의 자장가와 그 음률이 똑같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한국의 언어학자인 강길운 교수는 1992년에 발표한 논문인 <고대사의 비교언어학적 연구-가야어와 드라비다어의 비교>에서 가야라는 이름 자체가 인도 남부의 민족인 드라비다인들이 사용하던 언어인 드라비다어로 ‘물고기’라는 뜻이며, 허왕옥과 김수로왕의 전설이 담긴 유적지에서 물고기 문양이 발견되는데, 인도 남부의 힌두교 사원들에서도 물고기 문양이 발견되니 이는 허황옥의 가야 이주를 기록한 삼국유사의 내용이 역사적 사실을 반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선문대의 이거룡 교수도 2016년 11월 4일 부산 동명대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고대 인도 남부의 빤디야 왕국을 상징하는 문장이 두 마리 물고기였는데, 금관가야의 영토였던 낙동강 남쪽 지역에도 신어산이나 만어산 같이 물고기를 뜻하는 단어들이 들어간 지명이 많은 것은 물고기를 신성시했던 고대 인도의 문화가 가야에 전파되었음을 보여준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즉, 우리가 고유한 전통문화라고 알고 있는 것들 중 상당수가 사실은 인도에서 유래했으며, 그것들의 전래 과정이 허황옥의 이주라는 하나의 전설로 압축된 것이 아니었을까요? 달리 말하자면 허황옥으로 대표되는 인도인 집단이 한반도 남부에 들어와 정착해 살면서, 그들을 통해 인도의 문화가 한반도에 전파되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출처인도의 판타지 백과사전/ 도현신 지음/ 생각비행/ 291~2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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