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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인물] 장수를 군왕으로 이끈 무학

송화강 2019-05-30 (목) 22:08 6년전 12581  

장수를 군왕으로 이끈 무학


정도전이 이성계에게 새로운 왕국 건설의 당위성을 가르쳤다면, 무학은 이성계를 일개장수에서 군왕으로 이끈 사람이었다. 다시 말해서 정도전이 이성계를 통해 성리학적 이상국가를 건설하려 했다면, 무학은 이성계에게 군왕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이처럼조선을 개국하는 데에 정도전의 역할 못지않게 무학의 공헌도 지대했다.


무학은 1327년 경상도 합천에서 태어났다. 속성은 박씨로 대몽항쟁의 명장 박서의5대손으로 알려져 있다. 법명은 자초이며 18세에 수선사(송광사)로 출가하였고 용문산의혜명스님에게서 불법을 전수 받았다.


무학의 부모는 고려말 당시 해안 지방에 자주 출몰하던 왜구에게 끌려가다 간신히 탈출하여안면도에서 갈대로 삿갓을 만들어 팔던 하층민이었다. 때문에 어린 시절에 대한 기록은 거의전무해서 그의 행적은 출가 이후 일부만이 겨우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무학은 출가한 지 몇 년 후에 원으로 유학하였다. 그는 거기에서 인도 출신의 고승지공스님을 만나 선불교를 배웠고, 또한 원에 유학 중이던 나옹 혜근스님을 만나 제자가 되었다.무학은 원에서 돌아온 뒤 나옹스님을 찾았다. 그때 나옹은 공민왕의 왕사로 봉직하고있었다. 나옹은 무학을 전법제자로 삼았지만 나옹의 제자들은 이를 용납하려 들지 않았다. 이때문에 나옹은 문도들의 반대로 그에게 의발을 전수하지도 못하고 전법제자임을 알리는 시를한 수 지어준다.


나옹의 제자들이 무학을 배척했던 것은 우선 무학이 천민 출신이라는 것이었고, 다음으로는보수적인 자신들의 성향 때문에 무학의 선진적인 사상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무학은 공양왕의 왕사 책봉도 받아들이지 않고 나옹의 곁을 떠나 오랫동안 토굴에서 수도생활에만 전념했다.


하지만 이성계를 만난 뒤부터 그의 삶은 달라진다. 무학은 새로운 왕국의 건설을 꿈꾸는혁명가임과 동시에 새 왕조의 군왕이 될 이성계의 충실한 인도자가 된다. 사실 그가 이성계를만난 경위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다. 다만 조선 중기 휴정이 지은 '석왕사기'에 따르면이성계가 그를 찾아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을 뿐이다.


무학은 천문지리와 음양도참설에 밝았고, 파자점과 해몽술에 능했던 모양이다. 그를 찾아온이성계가 문(문 문)자를 짚어 보이자 어느 쪽으로 보나 군(임금 군)이라고 하며 그가 장차임금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는가 하면, 꿈에 서까래 세 개를 지고 나왔다는 이성계의 말을듣고 그것은 임금 왕자라고 하여 후에 왕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는 것이다.


이 기록의 사실 여부를 떠나 무학이 이성계에게 왕의 기상이 깃들어 있음을 각인시킨것만은 분명했던 것 같다. 이후 이성계는 그를 스승으로 대했고, 조선 개국 이후에도 왕사로받들었다.


무학의 혁명에 대한 염원은 부패 상황이 극에 달한 고려말의 불교계에 대한 비판에서출발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신분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이성계와 함께 새 왕조를 개창하려는 세력들이 불교를 극구 배척하던 성리학자들이었음에도무학이 정도전을 비롯한 성리학자들과 손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불교적인 입장보다는개혁에 대한 염원이 더욱 간절하였기 때문이었다.


무학은 태조의 왕사로 있으면서, 조선의 안정을 위해 새로운 왕도를 정하는 일과 왕궁을건축하는 일에 가담하는 등 노년의 거의 전부를 조선의 건설에 쏟았다.


하지만 조선의 중심 세력은 성리학자였고, 그것은 곧 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배척하는정치로 이어졌다. 무학은 이런 현실을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소임이 끝났음을 알고조용히 왕사직을 물러나 수행에만 전념하다가 1405년 79세를 일기로 생을 마쳤다. 그것이조선 개국의 주체이면서도 전혀 그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았던 유일한 인물, 무학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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