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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인물] 고구려인의 기상 떨친 서역정벌의 영웅 고선지

송화강 2019-05-24 (금) 23:43 6년전 12649  

고구려인의 기상 떨친 서역정벌의 영웅 고선지

2009.02.14 12:53

당에서 활약한 고구려 후예 중 가장 뛰어난 인물

 

7세기 중엽에 백제와 고구려가 차례로 사라짐으로 우리 역사상 한반도 안에서 치열하게 경쟁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회 발전을 꾀했던 시대는 지나갔다. 백제와 고구려 유민들은 대부분 신라와 당의 지배를 받았지만 조국을 떠나간 사람도 많았다. 백제는 망하기 직전 75만 호였다. 그 대부분은 신라와 당의 지배를 받았다. 그러나 백제의 왕족과 귀족들 중 일부는 당나라에 포로로 잡혀 갔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의 고대 국가 건설에 공헌하였다.    

 

고구려는 망할 때에 5부 176성 69만 호였다. 고구려 유민들은 조국이 멸망한 후 다음 몇 가지로 삶의 방향을 정했다. 우선 대부분은 초기에 신라와 당의 지배를 받았을 것이다. 
  

두 번째로 고구려에 남아 독립 운동을 전개한 세력을 꼽을 수 있는데, 이들은 뒷날 반도 안에서는 신라의 당 축출운동과 연결되고 만주 지역에서는 발해를 건국하는 세력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셋째로 고구려 지배층 중에는 해외로 망명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네 번째로 침략 세력의 포로가 된 사람들을 들 수 있는데, 점령 초기에 신라, 당 연합군은 고구려인들을 포로로 잡아가거나 그들의 거주지를 옮기도록 사민정책을 강행하였다. 해외로 잡혀 간 고구려인들 중에는 고구려의 기상을 드높인 인물들이 많았다.
  

조국을 잃은 고구려인들 중 해외에 망명한 이들에 관해서 먼저 알아 보자. 이들의 망명지는 고구려의 지배를 받던 말갈, 고구려와 한때 동맹 관계에 있던 돌궐 및 일본과 신라 등지였다. 일본은 당시 고구려와 직접적인 동맹 관계에 있지는 않았지만 백제를 통해 간접적인 동맹관계에 있었고 일찍부터 고구려가 불교 사상가와 기술자를 파견하는 등 교류 관계는 있었다. 일본에 망명한 인물로는 약광 같은 왕족이 있었다. 또한 최근까지 일본에서 고구려의 문화 유산이 보이고 고구려 후예들의 집단 취락지가 보이는 것은 멸망 때에 고구려 망명객이 많았음을 의미한다.
  

신라는 당과 함께 고구려를 침략한 나라였지만 대당 전쟁을 치르면서 고구려의 독립 운동과 제휴하는 과정에서 신뢰를 쌓았기 때문에 뒷날 독립 운동군이 신라에 망명하게 되었다.
  

이들 중에는 안승이 대표적 인물인데 그는 연정토의 아들로 알려져 있기도 하나 보장왕의 서자 혹은 외손으로 보는 게 타당할 듯하다. 건모잠과 함께 독립 운동을 했던 그는 여의치 않게 되자 4천여 호를 이끌고 신라에 투항해, 처음엔 인천 앞바다인 사야도로 이주하였다가 670년에 고구려왕으로 봉하여진 후 오늘날의 익산으로 옮겼으며, 680년에는 문무왕의 누이와 결혼, 김씨 왕성을 하사받고 제3품계인 소판 벼슬을 하사받아 683년부터 경주에 살게 되었다.
  

신라 당 연합군이 평양을 점령한 직후에 당은 고구려인 20여만 명을, 신라는 7천 명을 각각 포로로 잡아갔다. 그 이듬해 4월에 당은 포로로 데려온 고구려인 3만8천300여 호(20여만 명)를 강남, 회남, 산남 및 경서의 빈 땅에 강제로 이주시켰다. 당나라에 강제로 옮겨진 고구려인 중에는 당의 장군, 정치인으로 활약한 인물이 많았다.
  

당나라의 역사책인 <구당서>와 <신당서>의 열전에 나와 있는 고구려 출신 인물들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대종, 덕종 연간(763-804)에 삭방 절도사를 맡아 당 제국의 국방에 힘쓴 이회광은 원래 고구려 출신의 무장이었고, 또 `덕종, 헌종(780-820) 때에 치청 절도사로 있으면서 하북 2진의 군벌과 호응하여 은연한 독립 세력을 형성하고 당 왕실을 진동케' 하였던이사도도 고구려 후예였다. 거의 같은 시기의 고숭문도 고구려 출신 무장이며, 아들 고승간과 손자 고변 삼대에 걸쳐 절도사로 이름을 날렸다. 고숭문은 무식한 군인이었지만 군사 방면에서는 천재적인 소질을 발휘했던 장군으로 당나라를 위태롭게 하던 토번족의 침략을 막았다.
  

그의 손자 고변은 당 말기의 혼란을 틈타 침략하는 남방의 만족을 물리치고 지금의 광동, 광서, 안남 지역까지 판도를 넓혔다. 특히 그가 회남 절도사로 있을 당시 `황소의 난'을 정벌하게 되었는데 이때 그의 휘하에는 신라 출신의 문장가 최치원이 일개 서기관으로 종군하면서 `황소를 토벌하는 격문'을 써서 이름이 중국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 밖에도 고구려 출신 무장으로서 절도사직 뿐 아니라 상서직까지 역임한 고우, 고원유 등도 있다.
   

당에서 활약한 고구려 후예 중 가장 뛰어난 인물로 고선지 장군을 빼 놓을 수가 없다. 고선지는 현종(712-756) 때의 당장군으로 중국 역사상 한나라 무제 때 장건이 서역을 정벌한 이후 두 번째로 서역을 정벌했던 영웅이다.
  

그는 어릴 때에 매우 유약했으나, 용감하여 말타기와 활쏘기를 잘하고 결단력 높은 그의 강인한 의지가 그를 중국의 서역 개척사에 뚜렷이 돋보이는 인물로 만들었다. 그의 아버지는 고구려 후예인 고사계 장군으로 지금의 신강성 지방의 안서 도호부 소속 4진(카라샤르, 큐차, 카슈카르, 코탄)의 장군으로 승진하였다. 고선지는 20세부터 그의 아버지를 따라 안서 도호부에 종사하여 안서 4진의 도지병마사를 거쳐 행영 절도사에 이르렀다.
  

8세기 중엽 서역에는 티벳 고원을 중심으로 토번족이 마호메트 이래 힘을 축적하여 터키(돌궐), 페르시아(파사), 인도 북부의 여러 나라를 거쳐 동방으로 진출하고 있던 사라센 지역과 제휴하여 당의 서방 진출을 가로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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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지는 747년에 1만의 병력으로 1차 원정에 나섰다. 이 해는 신라 승려 혜초가 인도의 5천축국을 순례하고 안서에 도착한 지(727년) 20년이 지난 해였다. 그는 다크라마칸 사막과 천산 산맥을 거쳐 40여 일 만에 카슈카르에 이르렀고, 또 40여 일의 행군을 거쳐 파미르 고원의 가장 높은 곳을 넘어갔다.
  

그가 그 많은 병력으로 불모의 사막과 고산 지대를 어떻게 통과할 수 있었는가는 베일에 싸여 있지만 "모든 군병은 각자 자기 소유의 군마를 가지고 있었다."는 기록이 이 의문을 다소 풀어 준다. 이 원정 결과 서역의 72개 국이 당에 귀순하게 되었고, 이로써 당의 이름이 시리아와 아랍에까지 떨치게 되었다.
  

고선지의 2차 원정은 750년에 감행되었다. 이때는 오늘날의 타쉬켄트에가지 이르게 되었는데 그는 고구려의 후예 조선족이 1937년 이 타쉬켄트 지역에 강제 이주되기 1천2백여 년 전에 이미 이 지역을 밟았던 선구자였다. 이때 그는 타쉬켄트의 국왕을 포로로 하여 장안에까지 데리고 왔다. 이로써 당은 오늘날의 우즈벡스탄 지역에까지 세력을 떨쳤으나 장안의 정치인들이 타쉬켄트 국왕을 처형함으로써 서역 제국의 민심을 도리어 이반하게 되었다.
  

이렇게 이반하는 서역을 정벌하기 위해 751년 고선지는 7만의 병력으로 다시 원정에 나섰지만 동맥국을 가장했던 카르룩군의 배반, 기습으로 수천 명만 겨우 목숨을 건지는 참변을 당하고 말았다. 이 참패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고선지는 장안에 돌아와 밀운군공에 봉함받았다.
  

755년 안록산의 난이 일어나자 고선지는 다시 현종으로부터 명을 받고 동관에서 반군의 세력을 꺾었으나 그를 모함하려는 세력에 의해 그해 12월에 참형당하고 말았다.
  

그의 인품을 보여 주는 기록이 있다. 그가 서역을 정벌한 후에 많은 노획물을 어떻게 처리했는가를 보여 주는 기록의 일절이다.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으며 청이 있을 때 응하지 않는 법이 없었다."(구당서) "재물을 욕심내는 사람이 있으면 아끼지 않고 누구에게나 나누어 주었는데 그것이 얼마나 되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신당서)
  

그러기에 금세기 초 인도 정부의 지원으로 세 차례나 파미르와 힌두쿠쉬 등지로 고선지 장군의 유적을 찾아 `도전'했던 스타인경은 이 고구려의 후예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고선지 장군이야말로 일찍이 유럽이 낳은 어떠한 유능한 사령관보다도 더욱 훌륭한 전략과 통솔력의 소유자였다."


<이만열 숙명여대 한국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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