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신神 개념
자유自由가 Free from으로서 원래가 따로 떨어져서 사용할 수 없는 단어이듯이 동아시의의 신 개념은 원래 사물과 따로 떨어진 독립된 신이 아닙니다.
동아시아에서 신이란 정精의 신神입니다. 정은 물질적인 데 가깝고 신은 mind에 가깝습니다. 정은 1, 2차크라에 가깝고 신은 6, 7차크라에 가깝습니다. 정과 신을 통괄해서 기氣라는 개념도 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인도 유럽의 신들)은 따로 떨어져 있는 신이지만, 동아시아의 신은 사물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신이란 없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이나 동아시아의 신이나 그 신적인 능력은 비슷합니다. 그리스 신은 각기 전문 능력이 있고, 한국의 도깨비가 밤새 씨름을 하자고 한다든지 하는 능력이 있지만, 신神의 정체성(Identity)에서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서양의 신은 근본 사물이 없이 신이 존재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동아시아의 신은 반드시 사물에 근거합니다. 사물에 붙은 신이기에 신 자체의 실체는 없습니다.
하늘에 대해서는 천신天神이고
땅에 대해서는 지신地神이고
강에는 수신水神
산에는 산신山神
부엌에는 조왕신竈王神
북두칠성에는 칠성신七星神
나무에는 목신木神 등等입니다.
모든 사물에 신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사물의 정기에서 나오는 신입니다.
특히 살아있는 생명체에는 신이 극명하게 존재합니다. 철새가 수천 킬로를 여행하는 것은 신의 작용입니다. 고기떼가 일시一時에 방향을 바꿔 움직이는 것도 집단적인 신의 작용입니다.
또한 아무것도 아닌 무생물에도 신이 존재하니 곧 도깨비입니다. 도깨비는 여러 가지 사물에 의지 합니다. 오래된 빗자루나 지팡이 감투 등입니다. 우리나라 전통 문화에서 이런 물건들이 사라지면 도깨비도 같이 사라집니다. 신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계곡이나 산 강에 해당하는 신은 거기에 가면 항상 그 느낌이 일어나므로 그 신이 존재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강 정비로 현대식으로 바꾸면 신비로움이 사라지고 신도 바뀌는 것입니다.
분위기와 느낌으로서의 신, 이런 면에서 동아시아의 신은 형용사에 가깝습니다. 무생물의 신은 사실상 바라다보는 인간의 의식(느낌)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 신의 대부분은 나의 신입니다. 신은 생명의 작용이므로 생명이 없으면 대부분의 신도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숭배하는 조상신도 현재 살아있는 사람들의 의식에 의지합니다. 조상이란 사람의 신인 것입니다. 사람(후손)이 없으면 조상도 없는 것입니다.
유교 가례에서 사람들의 의식 속에 고조할아버지 정도면 후손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으로 봅니다. 그러면 사당에서 위패를 없앱니다.(천위遷位) 곧 신神도 사라짐입니다. 혹시 퇴계나 율곡처럼 유명한 사람은 신神이 계속 존재하는 것이므로 불천위不遷位 합니다.
아예 공자나 노자 같은 사람은 범국가적으로 사람들 의식 속에 광범위하게 계속 존재하므로 만세불역지전萬世不易之傳이라해서 자子를 붙여 추앙해줍니다. 서양 성인들도 동아시아 식으로 말하면 예수자 마호메트자 소크라테스자 석가자 정도로 불러줘야 합니다.
이렇게 사람의 의식 속에 신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윤회가 있다면 친구들이나 제자들 자식들 팬(fan)들에게 마음이 전해지는 것이 윤회이고, 천국이 있다면 살아있는 생명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천국일 것입니다.
- 백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