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왕국' 가야를 깨운다] 5. 현재 복원 사업 어디까지
비용 부담·유적파괴 우려… 경남 고분군 발굴 15% 그쳐

가야 유적은 경남, 부산, 경북 등 일대에 1000여 곳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사료 부족, 예산난 등 현실적 문제 탓에 유적 복원사업은 더딘 것이 현실이다. 함안 말이산고분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가야사 복원 의지에 따라 잊힌 '4제국, 가야'에 국민적 관심은 높아졌으나 복원사업은 더딘 것이 현실이다. 사료 부족, 예산난 등 현실적 문제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고분군, 왕궁지 등의 발굴을 통한 유물 확인과 검증 작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야유적 경남 총 826개소
창원·함안 가장 많이 분포
지름 20m 고분 발굴 1억대
예산도, 사료도 부족
대다수 발굴 못한 상태로…
김해시, 가야사 2단계 사업
부산은 복원사업 계획 수립
■더딘 고분군 발굴
학계에서는 남부 지역에 존재하는 가야유적의 80%가 경남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관가야와 아라가야의 중심지인 김해와 함안 등에 유물과 유적이 집중돼 있다.
2013년 경남발전연구원에서 조사한 경남지역 가야 유적은 826개소다. 유적 중에는 고분군이 494개소(59.8%)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는 유물산포지 137개소, 성곽 116개소, 패총 32개소, 취락 30개소, 가마터 7개소, 기타 10개소 등이다. 지역별 분포는 도내 18개 시·군 중 창원시와 함안군이 113개씩으로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 합천군 67개소, 양산시 61개소, 김해시 58개소 등이다.
이 중 고분군 발굴을 진행 중이거나 완료된 곳은 전체의 15% 내외이다. 고분군 발굴이 더딘 이유는 비용 부담과 불완전한 발굴로 인한 유적 파괴 우려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지름 20m 크기의 고분군 발굴에 6000만~1억 4000만 원이 드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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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대성동고분군 전경 |
■복원사업 진행 중인 가야유적가야유적이 집중된 경남 김해시와 함안군, 경북 고령군은 행정력을 집중해 유적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해시는 당장 지지부진한 가야사 2단계(1200여억 원) 사업 추진에 나섰다. 이 사업은 구지봉~대성동 고분군 구간 내의 김해교육지원청과 일부 학교를 옮기고 유적지를 복원 및 정비하는 것이다.
함안군도 말이산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 가야문화 연구복원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행정조직을 개편했다. 고령군도 최근 학계 전문가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가야 역사문화 발전계획과 정책개발을 모색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또 문화재청이 지난 8월 공개한 '2018 정부 예산·기금 운용계획'에 경남지역 3곳의 고분군 발굴작업이 포함됐다. 대상지는 김해시 주촌면 원지리 가야고분군 3기(1억 원)와 거창군 남하면 무릉리 80여 기(1억 4000만 원)의 고분군, 함안군 가야읍 말이산 고분군(1억 원)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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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야고분 발굴 조사 모습. 경남도 제공 |
■부산에서도 복원사업 추진상대적으로 가야 유적이 적은 부산에서도 가야사 복원사업을 통한 정체성 확보에 나섰다. 부산시는 최근 '부산지역 가야문화 연구·복원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주요 계획 대상은 복천동 고분군(사적 제273호), 동래 패총(사적 제192호), 연산동 고분군(사적 제539호)이다. 이들 3곳은 전국적인 가야사 재조명 사업을 앞두고 최근 문화재청이 선정한 전국의 가야 관련 문화재 26개에 포함된 주요 문화재다.
시의 가야문화 연구·복원은 크게 네 가지 영역에서 모두 17개 사업으로 추진된다. 먼저 학술·연구 사업으로 부산 지역 가야문화의 체계적인 조사·연구를 통해 가야사의 온전한 복원에 기여하고 고대 부산의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김해 대성동과 함께 금관가야의 양대 축인 동래구 복천동 고분군 발굴조사·정비사업이 주목된다. 부산의 금관가야 생활상을 보여주는 철 생산시설, 저장시설, 패총이 남아있는 대규모 유적지인 동래 패총 일대도 발굴조사·정비 계획에 포함됐다.
김길수·백남경 기자 kks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