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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 민속문화에 갈무리된 제의의 정체성과 문화창조력 - 임재해

송화강 2019-06-13 (목) 00:12 6년전 6026  

 

 민속문화에 갈무리된 제의의 정체성과 문화창조력 


임 재 해

   1. 기본적인 생활양식과 제의의 위상

   사람은 일하고 놀고 빌며 살아간다. 그래야 미래의 삶도 전망할 수 있다. 미래의 삶은 일과 놀이, 제의와 일정한 시간적 거리를 두고 다르게 만난다. 오늘 어느 정도 놀아야 바로 닥치는 내일의 일을 차질 없이 계속할 수 있다. 놀이는 추구하는 목적을 즉석에서 성취할 뿐 아니라 내일의 일을 준비하는 재충전의 구실을 한다. 일은 좀더 오랜 내일의 삶을 준비한다. 당장 고단하고 힘들지만 가을걷이 때를 위해 오늘 일을 하는 것이다. 제의는 제법 먼 내일의 삶을 보장한다. 한 해 뒤의 상황까지 내다보고 제의를 올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놀이는 수시로 하고 일은 계절 주기로 하며, 제의는 일년 주기로 하게 되는 것이다. 

   놀이가 내일의 일을 위한 것이라면, 일은 다가올 수확의 계절을 위한 것이며, 제의는 한 해의 평안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놀이는 수시로 틈을 내서 하되, 일은 철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하고, 제의는 한 해를 내다보고 정기적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 활동 가운데 특히 일은 사람들이 먹고 입고 자는 데 필요한 것을 제공해 주는 가장 기본적인 생산활동이다. 따라서 일하지 않고 삶을 지속할 수 없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구호가 설득력을 지니는 까닭이다. 생산활동 없이 먹고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하며 살아야 한다는 사실은 새삼스레 내세우지 않아도 좋다. 

   놀이는 일과 맞서는 활동이다. 일이 생산활동이라면 놀이는 소비활동이다. 생산활동은 지속해도 좋지만 소비활동은 지속하면 곤란하다. 놀이는 여가를 이용하여 잠깐씩 즐겨야 한다. 따라서 ‘놀고 먹는다’는 말은 부정적 상황을 나타낸다. 그런데도 놀이는 필요하다. 일하는 인간이란 규정은 없어도 놀이하는 인간을 표방하는 ‘호모 루덴스’라는 규정은 있다. 그러므로 일 못지 않게 놀이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일에는 놀이가 필수적으로 따르기 때문이다.

   놀이는 일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하는 휴식 기능과, 일을 할 수 있는 힘을 새로 충전해 주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일에 따른 고단한 몸을 쉬게 하고 지친 마음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까닭에 일의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놀이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놀이는 일의 마무리이자 다음 일의 준비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놀이는 그 자체로 삶의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일을 열심히 하게 하는 목적이 되기도 한다. 더 신나는 놀이 기회를 가지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놀이는 일의 원인이자 목적 구실까지 하므로 일 이상으로 중요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놀이가 없다면 일이 없고, 일이 없다면 놀이도 없다. 그것은 마치 빛과 그림자의 관계와 같다. 음양의 관계 속에서 하나의 짝을 이루고 있는 까닭이다. 빛이 없는 곳에 그림자가 생기지 않듯이, 일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놀이란 의미가 없다. 일을 잘 하는 사람이 놀이도 잘 하고 놀이를 잘 하는 사람이 일도 잘 한다. 그래서 상일꾼이 상놀이꾼이기 일쑤이며, 풍물잡이 상쇠가 상일꾼이 되기 예사이다. 신명나게 일하기 위해서도 신명나게 놀아야 한다. 그러므로 일과 놀이는 음양처럼 대립을 이루면서 또한 서로 포함하고 있는 관계이다.


            일 : 놀이 = 생산활동 : 소비활동 = 활력의 소진 : 활력의 충전

            일(놀이) : 놀이(일) = 생산(소비)활동 : 소비(생산)활동

 

(첨부파일 참고)

 

http://limjh.ando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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