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살아 있는 조선총독부 망령,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
황순종 『식민사관의 감춰진 맨얼굴』의 저자
황순종 2017/03/24 [13:22]
고대사학계의 거짓말 잔치(29) 지난 호까지 7회에 걸쳐 임나일본부설이 전적으로 허구임을 충분히 논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일본 식민사학자들이 근대의 한국 강점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고대에도 일본이 한국을 지배한 것으로 우리 역사를 날조하려다 보니 고구려·백제·신라 3국의 역사를 모두 후진적이고 저급한 역사로 만들어버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리하여 3국의 기본 역사서인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믿을 수 없는 조작된 기록’이라고 억지를 부리게 되었다. 이것이 이른바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이란 것인데, 오늘부터는 이에 대해 비판하겠다.『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은 이병도가 국내에 전수『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은 한 마디로 『삼국사기』에는 고구려ㆍ백제ㆍ신라 3국이 서기 전 1세기에 건국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고대국가다운 국가로서 건국된 것은 그보다 훨씬 늦었으며, 특히 신라는 가장 늦어 4세기 중반인 17대 내물이사금 때에야 국가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는 망발이다. 신라의 건국을 4백 년이나 늦추어 그때까지는 진한의 수많은 부족국가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는 악랄한 역사조작인 것이다.이러한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을 정설로 만들기 위해 일본에서는 쓰다 소키치(津田左右吉)를 위시한 이마니시 류(今西龍)ㆍ미시나 쇼에이(三品彰英)ㆍ스에마쓰 야스카즈(末松保和) 등 수십 명의 식민사학자들이 벌떼처럼 들러붙어 삼국의 역사를 난도질하여 베어내고 거짓의 역사로 둔갑시켰다. 더욱 심각하고 한심한 사실은 그들의 제자였던 이병도가 그들의 허황하고 근거 없는 의도적 왜곡 논리를 우리나라 후학들에게 그대로 전수하여, 광복된 지 70년이 넘은 지금에도 학계에 그대로 통용되고 있다는 기막힌 현실이다.
| ▲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을 비판한 최재석 교수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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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체계적으로 비판한 학자는 최재석‘『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에 대해 처음으로 날카로운 비판을 가한 양심적인 학자는 고 최재석 고려대 명예교수로서 그는 1980년대 중반에 펴낸 『한국 고대사회사 방법론』을 통해 위에 언급한 주요 일본 식민사학자들의 ‘『삼국사기』 초기기록 죽이기’를 학자별로 낱낱이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비판하여 그 허구성을 백일하에 폭로했다. 아울러 한국 추종학자들의 이름까지 하나하나 거론하며 그들의 매국적 행태도 준엄하게 심판하였다. 그 속에는 당시까지 우리나라 사학계의 핵심적 인물로 활동하던 자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으니 열거하면 이병도ㆍ이기백ㆍ이홍직ㆍ김철준ㆍ이기동ㆍ문경현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는 고대사학계그 후 다시 30년이 지난 금년에도 이러한 매국적 사학자들과 그들의 논리를 되물림 받은 그 후학들은 여전히 이 땅의 대학 강단을 장악하고, 우리 역사의 진실을 말하는 학자의 강단 진출을 가로막아 ‘매국행위로’ 대대손손 영화를 누리려고 하고 있다. 조선총독부가 우리 민족을 자신들의 종으로 만들기 위해 조작한 역사를 가지고 이제는 우리 학자들이 스스로 우리 국민을 일본과 중국의 종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 데도 정부는 그 내용을 바로잡으려 하지 않고 국민의 세금으로 그들이 그런 일을 하도록 도와주고 있는 한심한 지경이다.하지만 근래 들어 바른 역사를 제대로 연구한 학자들이 늘어나고, 그들이 매국사학자들의 잘못된 논리를 구체적 사료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학문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이 학술대회와 인터넷,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공감대가 확산되어 국회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다. 그러자 자신들 주장의 문제점을 반성하고 고쳐야 할 고대사학계는 오히려 잘못된 고대사를 시민들에게 알리려는 고대사 시민강좌를 개최하고, 자신들의 영향력이 미치는 젊은 사학도들의 입을 빌려 작년 『역사비평』 봄호와 여름호 및 여러 언론에 민족사학계를 ‘사이비’로 매도하는 비학문적인 방법까지 총동원하였으며, 올 가을에는 대대적인 반격을 하겠다고 계획하는 등 전전긍긍하면서 마지막 발버둥을 치고 있다. 지금이 조선총독부 시대가 아니라는 시대흐름도 읽지 못하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그래서 이번 호부터는 삼국의 초기 역사 수백 년을 부정하는 이른바 ‘『삼국사기』 초기 기록 불신론’을 면밀히 분석·비판하고, 『삼국사기』나 『삼국유사』가 올바른 기록으로서 삼국의 실재한 역사였음을 밝히기로 한다. 그러려면 먼저 그 뿌리, 즉 일본인들의 삼국의 초기 역사 부정 논리가 전혀 학문적이거나 과학적이지 않으며, 정치적 목적에 눈먼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는 것부터 알아야 한다.그 시작은 일본이 조선을 집어삼키려던 180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 나카 미치요(那珂通世)가 1894년에 「조선고사고」에서 『삼국사기』의 사료적 가치에 비판을 가한 후, 이어 시라토리 구라키치(白鳥庫吉)·이나비 이와키치(稻葉岩吉) 등이 『삼국사기』에 기록된 서기 전 1세기의 3국 건국 기사로부터 고구려 6대 태조왕, 백제 12대 계왕, 신라 16대 흥해왕 이전의 초기 기록은 모두 사실성이 없는 거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주장을 반복적으로 강하게 주장한 대표적인 식민사학자가 쓰다 소키치(津田左右吉)였으므로 다음호에는 그의 주장부터 비판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