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의 근심거리
작성일 20-04-2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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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화강 (210.♡.92.119) 조회 2,507회 댓글 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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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구절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학자인 회재(晦齋) 이언적(李彦適, 1491~1553)이 지은 ‘원조오잠(元朝五箴)’ 가운데 개과잠(改過箴)의 일부로, 회재는 27세가 되던 해 정월 초하루에 이 글을 지었습니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이 기대와 포부를 담아 의지를 다잡고 목표를 정하여 정진할 것을 다짐합니다. 회재가 자신을 돌아보건대, 평소 법도에 맞지 않는 언행이 많았고 학문에 힘은 쏟았지만 도덕을 향상시키지 못한 채 나이만 먹고 끝내 옛 성현의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할까 근심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정월 초하루에 이 잠(箴)을 지어 스스로 경계하여 ‘평생의 근심거리’로 삼은 것입니다. 천명을 타고난 성인(聖人)이 아니라면 사람이 어떻게 과실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돌배기 아이에게도 백수(白壽)에게도 현재의 오늘은 자신의 삶 속에서 처음 살아보는 하루이기는 마찬가지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모르는 문제투성이이고 사사건건이 선택의 갈림길인 것입니다. 그래서 잘못이 없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미 잘못을 저질렀다면 빨리 고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송(南宋)의 학자 진덕수(眞德秀, 1178~1235)는 일찍이 자신의 조카에게 《논어(論語)》의 ‘잘못이 있으면 고치기를 주저하지 말라.[過則勿憚改]’라는 구절에 대해 잘못은 아무리 성현(聖賢)이라 할지라도 없을 수 없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잘못을 변명하고 합리화하려다가 더 큰 잘못을 저지르거나 잘못을 숨기고 키워서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일견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기보다는 잘못을 덮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번거로운 변화를 선택하기보다는 익숙함에 물들어 어물쩍 넘기는 것이 수월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기 눈에는 아무리 작아 보여도 남에게는 태산처럼 커 보이고 단단히 덮은 것도 조금만 들여다보면 밝게 드러나는 경우가 흔한 법입니다. 그래서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는 용기가 반드시 필요하고, 주저 없이 잘못을 고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첩경이 되는 것입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저마다 지난 잘못을 되짚어보고 한두 가지 고치기를 결심한다면 비록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소득이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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