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한복의 철학적특성과 조상의 지혜 > 살아있는 우리문화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살아있는 우리문화

[한복] 우리한복의 철학적특성과 조상의 지혜

송화강 2019-06-07 (금) 13:25 6년전 4792  

우리한복의 철학적특성과 조상의 지혜


경향신문 2001/05/25


“우리 한복은 한번 비틀어 마주 붙이는 원리를 응용해 만들어집니다”(문공화 세종대 BK21 연구원) “최근 초공간이론에 해당하는 뫼비우스띠, 클라인병의 구조가 우리 한복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죠”(김상일 한신대 교수)


3차원 공간에다 시간을 합쳐 4차원이 되는 초공간이론의 전개과정을 한복과 한옥에서 찾으려는 학자들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옷과 집에 담긴 한국사상이 서구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첨단이론을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점에 처음 착안한 사람은 김상일 교수(철학). 그는 30여년전인 대학시절 어머니가 한복바지 짓는 것을 보면서 뫼비우스띠를 떠올렸다. 유심히 보니 자루나 전대, 매듭도 마찬가지였다.


안과 밖이 구별되면서도 안팎이 없는 뫼비우스띠는 서구철학계를 2,500년간 지배해온 이원론을 해체하는 출발점이 됐다. 또 뫼비우스띠를 원기둥형으로 확장시킨 게 4차원 공간을 상징하는 클라인병이다. 김교수는 이론적 규명을 통해 한복과 뫼비우스띠, 클라인병의 상관관계를 ‘초공간과 한국문화’(교학연구사·99년)란 책으로 정리했다.


“우리 조상들은 초공간이론을 실생활에 적용함으로써 이원론을 극복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복바지를 만들 때 우선 큰 사폭을 자른뒤 남은 천으로 작은 사폭을 만들어 붙입니다. 옷감과 옷꼴의 구분이 없는 셈이죠. 이것은 한옥을 지을 때 요철형으로 맞물리는 바시미기법과도 통합니다”


김교수의 착상은 임영자 세종대 교수(생활학부)를 거쳐 의상학 분야로 확장됐다. 96년 이 대학 박미자씨가 ‘한복의 위상기하학적 구성’으로 박사학위를 받은데 이어 문공화 연구원이 과제를 계승했다. 그는 “전통방식으로 한복바지를 만들면 겉과 속이 따로 없는 자루형이 된다”며 “우리옷에는 실용성을 뛰어넘는 심오한 철학이 깃들여 있다”고 지적한다.


문연구원은 두 학기째 경기대 건축대학원에서 건축설계 전공 대학원생들에게 한복 짓는 법을 특강했다. 초청한 이는 도창환 겸임교수. 건축 전공자이면서도 우리 것을 찾기 위해 철학을 공부한 뒤 불교학으로 눈을 돌린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도교수는 “우리 건축에서 중요한 것은 한옥을 되살리는 게 아니라 한옥에 담긴 철학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굳이 건축전공 대학원생들에게 한복을 지어보라는 이유도 한국적 사유를 경험토록 하려는 것이다.


도교수는 우리 건축을 규정할 수 있는 단어로 ‘어울림’(어긋나면서 어우러지는 것)을 들었다. 비대칭의 대칭성을 일컫는 ‘어울림’은 정조의 대동사상, 수운의 인내천사상과 통하면서 서구의 최첨단 건축이론인 ‘하이브리드스페이스’(복합공간)와도 비슷하다.


철학·의상학·건축학에 걸쳐 학문적 동지가 돼온 이들에게 최근 희소식이 생겼다. 문연구원이 오는 8월1~12일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복식협회 주최 학술세미나에서 한복의 초공간적 특성을 발표하게 된 것. 김상일 교수와 도창환 교수는 “한복구성원리가 최근 각광받는 들뢰즈 철학과 바로 대비돼 틀림없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

회원로그인

최신 댓글
  • 게시물이 없습니다.

접속자집계

오늘
282
어제
500
최대
4,666
전체
1,069,633


Copyright © 한퓨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