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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남북문화의 공통분모 아~ 아리랑

송화강 2019-09-26 (목) 23:35 5년전 5002  
아리랑은 제의적 공간에서 신을 부르던 소리에서 신과 국가와 님을 부르는 속요로 후대에 변신해 나갔다.

남북문화의 공통분모 아~ 아리랑

한민족이 부르는 아리랑에는 종교적 믿음 배어 있어
문화적 연결고리 삼아 이념초월한 축제 자리 만들어야

아리랑을 성가처럼 부르는 이유는 어떤 이유에서인가. 실로 그 내력을 추적해 보면 아리랑이나 아라리(알라리)라는 단어가 신(神)을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원래 한민족은 일월신을 경배했던 민족이었고, 그 신을 ‘한알님’이라 호칭하였다. 다시 말해 ‘하늘나라의 신’이란 뜻이다.
‘청산별곡’의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를 새겨보면 “살아 봤으면 좋을 것을 살아 봤으면 좋을 것을 머루랑 다래랑 따 먹고 청산에 살아봤으면 좋을 것을”이라고 하는 미래원망종지형의 발원인 것이요, ‘얄라리얄라’는 오갈 곳 없는 극한 상황의 서민대중의 최후의 안식처로 가고 싶고, 신에게 귀의하고 싶어하는 민중의 의지와 소망이 엿보인다. 
결국 “미래 언젠가 우리도 이같은 고해의 늪을 지나 알로 다시 태어날 지어다 태어날 지어다”라는 뜻으로 귀결된다. 
유토피아로의 지향성은 해원을 통해 가능하다. 그 해원 풀이야말로 한국 무교나 천도교의 이상이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남사고의 ‘갑을가’에 나오는 아리령이나 ‘응천어투세가록’에 나오는 장편 부지 아리롱타령이나 매 한가지로 강력한 아라리를 통한 주념적 발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들 두 노래를 대조해 볼 때 ‘갑을가’에서는 아리령을 ‘천불의 세계로 가는 정거장’ 곧, 재생 모티브로서의 세계로 묘사하고 있다. 
‘부지 아리롱타령’은 열녀춘향 아리롱이라 할 수 있는 바, 열녀춘향을 잊지 말 것과 열녀춘향의 해원이야말로 천하해원이며 거기에다 역적놈(일본인)을 만나 망국강산이 된 민족, 또 우세를 당한 나의 해원도 같이 해달라는 비원이 서려 있는 것이다. 심지어 춘향낭군인 이몽룡까지 신격화되어 해원을 돕고 있다.
알로 향한 마음은 본향으로 향한 마음이다. 흔히 우리는 “미주알 고주알 캔다”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 때의 알은 ‘근원’의  뜻이다. 
오늘날 충북 제원군의 ‘공알바위’처럼 종교적 대상으로 신격화되기도 하였고, 자식을 못난 사람들이 지니는 ‘알부적'도 생겼으며, 마마귀신을 퇴치하는 ‘알라리랑’ 부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다시 말해, 알이나 아라리는 구국의 민족신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그 소리는 어떻게 보면 본향으로 향한 우리 모두의 노래일 수 있다. 아리랑은 제의적 공간에서 신을 부르던 소리에서 신과 국가와 님을 부르는 속요로 후대에 변신해 나갔다. 
아리랑은 근대에 와서도 어려운 난관에 처해 있을 때 부르는 민족화합의 애국가로 승화되었다. 자연, 여러 장르 곧 연극, 영화, 무용 등 제반 예술에서 변신의 폭을 넓혀 갔다. 
1926년 10월 1일, 백승필이 경영하던 단성사에서 개봉된 ‘아리랑’은 이 땅의 민중들에게 일대 충격을 안겨준 혁명적인 영화가 되었다. 그 주제는 항일민족정신에 있는데 알고 보면 민족신을 내세운 한민족의 저항의식 그것이었다.
고정옥의 ‘조선구전문학연구’에서 “아리랑 또는 아리랑 고개란 무슨 뜻이며 어떤 고개인가. 여러 전설들은 봉건 시대의 조선 인민의 고통이 와전된 것이란 설은 괴로운 세상이라 보기도 듣기도 싫어 나는 귀먹은 체 한다는 그러한 감정이 민요 ‘아리랑’의 기초로 되어 있다. 
‘아리랑’의 시적 내용과 선율이 주권을 상실한 민족의 비애를 담고 있다는 견해를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결합시키고 있다. 즉 조선 민족은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와서 남의 나라에 예속되어 있는 것은 통분한 일이라는 감정이 ‘아리랑’을 낳았다는 것이다. 
근자에 한민족은 다시 아리랑을 통해 문화의 고리를 연결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민족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서는 다른 문화의 고리도 있어야 할 것이다. 
아리랑은 운문의 세계에 속하지만 산문의 세계인 민족신화의 부활도 시급하다고 본다. 단군을 국조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은 그 의도야 어떻든 간에 남한보다 북한이 앞서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남북한 대화의 문은 전통 문화와 축제를 통해 마음을 열어야 한다. 과거 전통사회에서 얽히고설킨 응어리와 한을 풀어 나갔던 곳은 다름 아닌 ‘동제’ 마당이었다. 
그 곳에서 우리 모두 맺힌 한을 풀고 연결해 나가야 한다. 그 실마리를 푸는 길은 ‘대동굿판’밖엔 없다. 아리랑 축제, 그리고 국조 단군축제를 벌여 이념과 사상을 초월한 문화 축제마당을 만들자는 말이다. 
아리랑은 민족신으로 향한 민중의 염원이요, 이상향으로 치 닿고 싶어하는 남북한의 공통심이다. 남북한 한마당 축제인 아리랑 축제와 단군 축제야말로 이 시대 남북한 문화의 연결고리가 될 것이며 정치, 경제 등 제반 문화의 연결고리도 응당 여기서 찾아야 할 것이다.
 

김선풍(중앙대 민속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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