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찾아낸 인디언 윷과 윷말판(I)내가 찾아낸 인디언 윷과 윷말판(I)
내가 찾아낸 인디언 윷과 윷말판(I) - 윷가치, 윷멍석, 윷말판 등 우리민족의 윷놀이를 빼다박은 북미인디언들의 윷놀이 -
앞 잔소리
해마다 설날이면 시카고 코리안 동포들은 상록회 회관에서 윷놀이 대회를 한다. 코리안 동포들이 이곳에 정착하기 전에도 미국 땅에서 윷놀이를 하던 사람들이 있었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지금 이곳 위성 텔리비젼으로 보여주는 고국 뉴스들은 온통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의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딴 소식들로 뜨겁다. 그래서 그런지 이긴 우리 선수들이 들고 트랙을 달리는 태극기의 모양까지 쇼트트랙처럼 생겼다. 태극문양 주위를 도는 사괘의 모양이 스케이트날처럼 보일 지경으로 월등하고 탁월하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쇼트트랙을 잘하는 것은 왜 그럴까? 작은 마당놀이는 아마도 우리나라 전통놀이에서 가장 뛰어난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태극 마크 같은 둥근 멍석을 깔아놓고 윷놀이 할 때의 그 윷가치 같이 생긴 사괘 모양이 둥근 쇼트트랙을 도는 스케이트 날로 괘 모양이 바뀐 것일까? 이래 저래 마당놀이 같은 기분을 주는 쇼트트랙과 윷놀이는 유사한데가 있다. 여자 쇼트트랙 3천미터 계주에서 연거퍼 4연패를 한 것은 선수들의 실력은 물론 코치들도 '윷말'을 잘 썼기 때문이 아닐까. 경기운용의 게임에서 마치 말판을 달리는 윷말을 쓰듯 코치들의 선수 배치 또한 대단히 중요한 '윷말쓰기' 같은데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태극기 휘날리는 쇼트트랙에서 휘날리는 태극기의 사괘의 모양은 다시 윷가치를 던지는 윷놀이같이 보이기까지 한다. 지금 세계의 전자게임계에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판을 치고 있다. IT 강국이기 이전에 역사적으로 우리민족은 게임이나 놀이에는 대단히 인연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 놀이들 가운데 가장 많이 유행한 놀이라면 단연 윷놀이다. 윷놀이는 옛 조상들의 스타크래프트와도 같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민족의 대표적인 이와 같은 윷놀이를 세계적으로 관심을 갖게 한 사람은 19세기 한 미국인에 의해서다. 스튜어트 컬린(Stewart Culin 1858-1929)은 1893년 시카고 박람회에서 세계의 민속놀이 관련 전시에 참여했는데 우리나라 전시관에서 본 윷놀이가 '세계 놀이들 가운데 최고 오래된 놀이'라고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인디언들의 윷놀이의 기원이 코리안 윷놀이에서 왔다는 것을 그곳에서 알았기 때문이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적당히 윷 비슷한 것을 놀았던 것이 아니라 윷가치의 모양이나 윷말쓰기 등의 모든 윷놀이 풍습이 대동소이하게 일치하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북미 인디언들에게는 윷놀이가 우리 민족처럼 똑같이 가장 많이 놀았던 놀이가 윷놀이였다는데서 우리는 단순하게 볼 수 없는 더 구체적으로 문화인류학적인 연결을 찾아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컬린은 1898년에 <미국 인디안 게임 American Indian Games>를 펴낸 뒤에 다시 수정판으로 1902-3년에 <북미 인디언들의 놀이: Games of the North American Indians>를 출판했다. 이것은 1895년 펜실베니아대에서 그가 펴낸 <코리안들의 놀이들 - 유사한 중국, 일본 놀이와 관련해: Korean Games-With Notes on the Corresponding Games of China and Japan)>라는 책을 출판한 직후였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왜 컬린은 그는 코리안 전통 놀이들을 소개하는 책을 낸 얼마 안 있어 인디언 놀이에 관한 책을 낼 수 밖에 없었을까? 코리안 윷놀이를 보기 전에 인디언들의 윷놀이를 그저 어깨너머로 적당히 흘려보았던 것에서 그는 화들짝 놀라 인디언 놀이에 대한 책을 코리안 놀이보다 늦게 낸 까닭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는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윷놀이가 한민족의 윷놀이에서 기원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컬린은 <한국의 놀이>(1895) 책에서 모두 97가지의 한국 전통놀이를 삽화와 함께 소개하면서 “한국의 윷놀이는 전세계에 걸쳐 존재하는 수많은 놀이의 원형으로 볼 수 있다”고 감탄했다. 그는“고대 점술에 기원을 둔 윷놀이는 우주적이고 종교적인 철학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그의 책 <북미 인디언들의 놀이>(1902)를 내게 된 배경이었다. 이 책은 인디언들의 윷놀이에 관하여 삽화는 물론 사진까지 곁들이며 미국과 카나다에 걸친 북미 인디언들의 윷놀이의 종류별 소개는 물론 윷말판과 윷말의 재질 등 모든 양상의 인디언 윷놀이(stick dice)에 관하여 상세하게 담고 있다. 현재 많은 미국 인디언들의 보호구역 일대에는 인디언들 특히 Ho-Chunk 족들 자신들이 운영하는 카지노가 있다. 카지노에서 가장 많이 쓰는 게임 중의 하나가 윷놀이와 통하는 주사위(dice)를 사용하고 있다. 왜 인디언들과 주사위의 카지노일까? 이것은 인디언들이 우리민족만큼이나 게임 놀이 전통이 있었것은 물론 우리 민족의 윷놀이가 도박성이 있어서 조선시대 한 때는 금지놀이가 되기도 했던만큼 인디언들도 윷놀이 도박에서 재산이나 집은 물론 부인을 걸고 윷놀이를 하기도 했던 만큼의 윷놀이를 중심하고 우리 민족과 북미 인디언들과의 인연을 말해준다. (컬린의 책 176쪽) 윷놀이는 북미 인디언들에게나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고유한 민속놀이의 대표적인 문화였다. 필자는 앞선글 <신화 이야기94: 인디언들도 윷놀이를 했다>를 쓰면서 직접 인디언 윷을 찾아보기로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시카고 가까이에서 인디언 윷을 발결할 수 있었던 것은 디지털 시대에서 큰 다행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항상 들고 다니는 디카로 현장에서 바로 찍어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1. 시카고 인근에서 인디언 윷가치와 윷말판을 찾아내다. 필자가 최근 시카고 인근에 있는 유일한 인디언 고분인 Winfield Mound의 위치를 찾아내려고 전혀 표식도 없는 West Chicago 삼림 공원 내부를 혼자 헤매다니다가 찾지도 못하고 다시 지난번에 인디언 윷을 찾아 나섰다. 시카고 인근의 어느 작은 인디언 박물관을 들르게 되었다. 이 박물관은 개인 박물관으로서 시카고 인근 아니 일리노이주의 유일한 인디언 박물관이다. 그런데 그곳에서 필자는 예상치도 않은 인디언 윷과 윷말판을 맞딱트릴줄이야. 우리의 윷놀이와 유사한 인디언들의 윷놀이의 윷과 윷말판을 그렇게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필자는 이곳에서 드디어 인디언 윷과 윷말판을 실제로 찾아내게 된 것이다. 코리안 전통 윷과 관련하여 찾아낸 인디언 윷이 시카고 인근에서 발견되었다는 면에서 곧 시카고 코리안 동포들이 현장을 보도록 소개할 예정이다. 개빈 멘지스(Gavin Manzies)의 <1421>이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이전에 명나라 정화 함대의 하나인 주문(周聞)이 아프리카 남단을 거쳐 아메리카를 발견했다는 주장은 아직도 논쟁이 되고 있지만, 신대륙의 모든 고대문명이 중국문화의 영향 일변도인양 호도되는 면이 있다. 멘지스는 사실 그의 책에서 아메리카주에 남아 있는 모든 아시아인들의 문화 고고학적 흔적들을 오직 '챠이나'로만 대명사화시키고 있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아메리카 인디언 문화들에서 찾아낼 수 있는 많은 내용들 가운데 중국의 한족문화가 아닌 오히려 윷놀이나 고분형태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동북아시아의 한민족과 연관한 인디언문화들을 찾아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들이 더욱 천착되어야 한다.
이번에 코리안인 필자가 인디언 윷을 찾아낸 이곳 박물관에는 인디언들의 윷말판과 윷가치 모양이 그대로 우리나라 윷과 같은 모양을 한 채 전시되어 있었다. 아주 귀하게 찾아낸 인디언 윷을 보고 자동차에서 디카를 가져와 인디언 윷놀이 전시대 전체를 디지털 카메라에 담았다.
우선 위의 사진에서 보는대로 윷말판은 우리나라 윷말판과 큰 틀에서 같은 형식이고 출발선까지 같은 양상이다. 다음 장에서 다루겠지만, 이곳 인디언 박물관에 전시된 윷은 피마 윷(Pima Stick Game)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좀더 조사를 해보니 피마 윷은 아리조나주의 피마 카운티에 있는 파파고(Papago) 인디언들의 윷으로 보이지만, 이 윷에 대한 내용이 이곳에서 멀지 않은 미네소타주의 인디언들의 윷과도 유사한데가 있다. 인디언들의 윷은 다양한 형태를 지닌다. 대부분의 북미 인디언들이 윷놀이를 했고 필자가 현재까지 조사된 각종 인디언들의 윷놀이 양태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윷말판과 더 대동소이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미첼 인디언 박물관에서 찾아낸 블랫풋 인디언족들의 윷은 뼈로 되어 있었다. 그곳의 설명문은 피마 인디언들의 나무 윷(왼편 위쪽 나무 윷 네 가치)에 대한 설명만이 있었다. 지그재그 문양이 들어간 뼈윷은 필자의 리서치 결과 이것은 우리민족과 같이 상투를 했고 말탈 때 발걸이인 등자를 사용했던 블랙풋(Blackfoot) 인디언들의 윷이었다. 사진에서 뼈윷의 가장 왼편은 뒤집어 놓은 바닥의 무늬이다. 위에서 보는대로 필자가 이번에 찾아낸 시카고 인근의 인디언 박물관에 전시된 인디언 윷가치는 나무로 된 것도 있지만(위 사진의 오른쪽) 사슴이나 버팔로 갈비뼈로 만든 뼈윷들을 사용한 인디언윷도 찾아내게 되었다.(중간 지그재그 문양이 있는 사진) 특히 윷가치의 표식을 보면 위의 사진에서 뒷도(빽또)의 역할을 하는 윷가치로서 윷가치 하나가 가운데 가로줄을 한 윷가치도 있다(이에 대하여서는 다음 장에서 주역의 괘를 이루는 가운데가 끊어진 음효와 관련하여 다시 언급하겠다)
*필자가 처음 미첼박물관에서 인디언 윷을 보았을 때 다른 놀이도구들과 함께 어수선하게 모아 두고 있었고, 블랙풋 인디언들의 뼈윷은 네 가지로 되어 있는데 그중 한 개를 던지다가 뿌러트려 아교로 붙여두고 있었으며 그것을 보완하느라 다시 한 개를 더 갖다 두어 다섯 개의 윷가치를 갖다두어 그 갯수에서 혼동되게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필자의 리서치의 내용을 통해서 쉽게 그것은 네 개로 된 윷가치임이 분명하게 드러났다.아래쪽 블랙풋 인디언 윷이 들어간 스튜어트 컬린의 책의 사진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북미인디언들의 놀이> 56-7쪽에서 볼 수 있는대로 위의 오른쪽 페이지의 오른쪽 네 가치의 윷에 Blackfoot Indian Stick Dice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 윷이 앞서 필자가 이번에 미첼 박물관에서 찾아낸 블랙풋 인디언들의 윷이다.(위쪽에 이미 올린 미첼 박물관의 뼈윷 사진의 무늬와 비교할 것). 윷가치의 끝부분들은 카누의 끝처럼 손에 잡기 좋게 타원형으로 조금은 가늘게 해두는 것도 우리나라 윷의 모양과 유사하다. 이곳 인디언 박물관은 2층으로 된 아담하고 작은 박물관인데 각종 인디언 유품들이 있고 윷놀이는 자그마한 테이블 위에 한데 모아놓고 윷놀이 방식까지 도표를 동원하여 설명하고 있었다. 다만 윷놀이 전시대는 초라한 모습을 하고 있었으나 시카고 인근에서 찾아낸 인디언 윷이라는데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위 사진은 이곳에 전시된 뼈윷이 아닌 나무 윷가치의 윷놀이 방식에 대한 기본 룰 도표이다. 윷가치의 한쪽 면에 그려진 표식들로 첫번째 것은 우리식으로 말하면 '개'로 두 자리를 간다. 두번째 것이 나오면 한 줄 끝까지 가도록 되어 있다(그렇다고 모라고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어느 자리에 있던 말이든 있던 자리에서 그 줄 끝까지 가는 기능을 가진 윷인지는 불분명하다). 세번째 표식이 된 윷이 나오면 있던 윷말이 처음 출발선으로 돌아가버리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 x자 표식을 한 윷가치가 나오면 우리민족의 윷에서는 '도'가 되는 한 칸만 가게 된다. 이쯤 되면 인디언 윷놀이는 그 모양새에서나 윷말판 쓰는 방식에서나 시간적 지역적 차이를 감안하면 완전히 일치하는 우리민족의 윷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파파고 인디언 윷이 전시된 옆에는 또 하나의 재미있는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인디언들이 사용한 말 등자(기수의 발걸이). 신라의 태왕릉 등에서도 발굴된 기마상의 등자는 흔히 고구려가 '최초로 발명한' 것으로 알려진 우리민족의 자랑스러운 기마문화의 유물로 알려져 왔다. 고구려는 3세기에 이미 기마병들이 말달리는 기술을 크게 향상시키는 등자를 사용했지만, 로마인들은 그로부터 5세기 뒤인 8세기에서야 말타는 기수들이 등자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런 등자가 북미 인디언들도 사용했다는 것은 동북아의 한민족의 등자를 사용한 기마풍습과 연관성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래 사진이 필자가 이번에 찍은 인디언 등자의 모습이다.
2. 인디언 윷놀이에 관한 스튜어트 컬린의 책 <북미 인디언들의 놀이>를 입수하다. 서울에서 아는 사람들끼리 윷놀이를 하다보면 각각이 온 지방마다 다른 윷놀이 룰을 적용하여 처음 한 판은 윷말쓰기 방식을 놓고 한바탕 논쟁을 한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인디언들의 윷놀이도 위의 파파고 인디언 윷 이상 여러 다양한 인디언족들이 놀았던 윷놀이들 속에서 우리민족의 윷놀이와 더욱 유사한 내용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백년도 더 된 컬린의 책 <북미 인디언들의 놀이>는 1992년 다시 출판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절판이었다. 필자는 이 책의 실본을 구하기 위하여 오랫동안 찾아왔다. 온갖 웹사이트를 다 뒤지고 박물관을 뒤진 결과 드디어 거의 옥션으로 사다시피하여 최근에 이 책이 내앞으로 소포로 보내져 왔다. 이미 누군가 사용한 헌책이었지만 비싸게 돈을 준 것만큼 대단히 흥분되고 귀중한 희귀본을 얻은 마음으로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필자는 수많은 그래픽과 사진들을 포함한 이 책 속에서 인디언들의 윷놀이의 진상을 볼 수 있었다. 윷모양은 물론 윷말판 노는 양태들이 우리나라 전통윷과 아주 같은 놀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1893년 시카고 박람회의 한국전시관에서 처음 한국 윷을 접한 컬린이 <코리안들의 놀이> 책을 펴낸 얼마 뒤 만들어진 이 책은 인디언 윷놀이에 관한 상세한 연구와 사진들 그리고 그래픽이 들어간 북미 인디언들의 각 족속들이 사용한 갖가지 윷놀이의 다양성과 그 윷말판 운용방법 등에 대하여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만들어진 책임을 알 수 있었다. 컬린은 시카고 박람회 당시에 코리안의 윷놀이를 접한 뒤에 그의 <한국인의 놀이> 책을 냈고 거기에 후속편으로 윷놀이의 문화인류학적 원류에 연결된 <북미 인디언들의 놀이>에서 윷놀이를 이 책에서 집중 조명한 것이다.
3. 상투하고 윷놀이했던 불랙풋(Blackfoot) 인디언족 이미 필자는 앞선 글 <신화 이야기95: 메소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윷놀이>에서 우리나라의 윷놀이와 중남미 인이언들의 윷놀이의 유사성을 다룬 바가 있다. 특히 파톨리(Patolli) 게임의 유사성에 대하여 그리고 옥수수 알 윷을 사용하는 불(Bul) 게임과 우리나라 '콩윷'에 대하여서도 다룬 바가 있다. 이미 동북아시아에서 베링해협은 물론 태평양 연안을 따라 캘리포니아로 건너간 우리 민족의 아메리카 이주에 대한 여러 루트에 걸친 내용들은 필자의 여러 글에서 수없이 다루어왔다. 특히 블랙풋(Blackfoot) 인디언들은 상투까지 했다는 앞선글 <신화 이야기94: 인디언들도 상투를 했다>에서도 언급했지만, 상투를 했던 블랙풋 인디언들이 그중에 윷놀이를 가장 많이 했던 인디언 족속들의 하나였던 것은 상투와 윷놀이가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이미지의 하나인만큼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필자는 최근 블랙풋 인디언들의 전설들을 묶은 조지 버드 그린넬(George Bird Grinnell)의 <블랙풋 인디언의 야영 이야기들: Blackfoot Lodge Tales>(1962)을 읽고 있다. 그 속에는 <사당의 기원: The Origin of the Medicine Lodge>라는 블랙풋 족속들의 구전 신화 속에서 보여주는 태양과 까마귀, 신라 화랑들은 물론 고구려인 사나이들의 머리에 꽂은 두 개의 깃털 절풍에 관한 사연은 물론 부유한 추장의 딸과 결혼하기 위하여 태양의 집을 찾아가는 가난한 '온달 이야기' 같은 설화 등 재미있는 유사성들이 속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북미 인디언들 특히 각저총 벽화에 나오는 고구려인들과 비슷한 스타일의 상투를 했던 블랙풋 인디언들의 생활 속에서 읽히는 그들의 민속과 습속들의 유사성은 대단히 주목된다는 점에서 흥미롭기 그지없다(이 다음 신화이야기 글에서 다루겠음). 4. 기후 위도상에서 우리민족의 윷과 더 유사한 북미 인디언들 윷놀이 윷놀이는 북미 인디언들 대부분의 족속들이 놀았던 아주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놀이였다. 다만 그 양태와 모양이 우리나라의 윷놀이에서 나무윷과 밤윷 콩윷 등의 차이처럼 여러가지 다양한 윷놀이가 각 인디언 족속들마다 유사하거나 조금씩 다른 양태를 볼 수 있다. 중남미의 메소아메리키 인디언들은 앙코르와트 등 동남아 일대의 아시안들과 통해 있는대신에 북미 인디안들은 한민족 등 동북아인들과 서로 통해 있다. 그 이유는 같은 위도대의 기후에 연관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막연히 모든 남북미 인디언들이 코리안들이 이주해 가서 만든 혈통으로 볼 수는 없다. 그래서 필자가 거주하는 미국을 중심한 북미 인디언들은 더욱 우리민족과 그 인연이 기후적으로 문화 풍습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필자는 확신해 왔다. 윷놀이는 그래서 메소아메리카 인디언들 윷놀이보다 북미 인디언들의 윷놀이가 훨씬 더 우리민족의 윷놀이와 닮아 있다고 확신한다.
*컬린의 책에 따르면 인디언들의 윷놀이에는 윷가치를 모아 잡는 모양도 같았고 우리민족처럼 윷을 던지는 멍석 카펫도 있었다 (사진의 왼쪽). 오른쪽 사진은 샌프란시스코 근처의 Lamentke 인디언들의 윷놀이 장면 삽화(컬린의 <북미 인디언들의 놀이>, 144쪽) 약 4백쪽에 해당하는 컬린의 책은 매쪽마다 윷놀이와 관련된 여러 그래픽 그림이나 사진들이 동원되고 있다. 이 책에 인용된 블랙풋 인디언들의 윷놀이 내용은 위에 언급한 그린넬 박사가 연구한 북서 몬타나주와 로키산맥의 동부기슭 일대에 살아온 블랙풋 인디언들 가운데 피간(Piegan: 세 부류의 블랙풋 인디언들 가운데 한 종족) 종족의 윷놀이에서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 윷가치 잡는 법과 윷가치 길이의 다양성 그리고 뼈로 된 윷말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컬린의 책 90-1쪽)
* 왼쪽 페이지는 여러가지 인디언 윷말판들 가운데 하나로서 우리나라 윷말판과 유사한 네 꼭지가 들어 있다. 오른쪽의 사진은 화이트 마운틴 아파치족 인디언들의 윷놀이 장면 사진. (88-9쪽) 5. 북미 인디언들의 윷놀이 룰들 인디언들의 윷가치에도 나무로 만든 것이든 동물 뼈로 만든 것이든 불로 지져 검게 표시를 했다. 우리 민족의 윷놀이에서 윷가치를 불로 지져 뒤로 가는 '빽또'(뒷도)를 표시하는 것과 유사한 면이 있는 것이다. 컬린이 소개한 인디언들의 윷의 룰에는 던진 윷의 모양에 따라 뒤로 가는 룰도 있음은 물론이다. 여기 스튜어트 컬린의 <북미 인디언들의 놀이> 책에서는 우리나라 윷놀이와는 일체 비교를 하지 않고 있지만, 그 책에서 열거된 여러 수십종의 인디언 종족들의 윷놀이 양상들에서 주목되는 장면들을 간추려 열거해보도록 하겠다. 1. 인디언들도 우리민족처럼 윷놀이에서 '모를! 모를!' 등의 원하는 윷이 나오도록 응원의 노래와 춤을 췄다. 인디언 족속들에 따라 윷의 이름들도 다양했고 도,개,걸,윷,모 등의 표현도 각각 달랐지만, 오대호 인근의 휴런족 인디언들의 윷놀이 응원가에는 윷을 던지는 사람이 두 손으로 윷가치를 움켜잡고 던지려고 하면 'tet, tet, tet!' 이라고 외치는 것도 있다. (컬린 책 107쪽; Gabriel Sagard Theodat, Histoire du Canada, p.243 Paris, 1866 인용) 이것은 그 뜻의 차이를 떠나 마치 우리가 윷놀이판에서 '또를 또를 또를!'이라고 '또(도)'가 나오기를 바라는 응원 그대로의 모습이다. 윷놀이 응원 구호에서 상대팀이 윷가치를 잡으면 높은 목소리를 내어(at the top of their vocie) 오직 3점만 나기를 바라면서 achine, achine, achine (three, three, three)라고 하거나 아니면 ioio, ioio, ioio! 라고 외쳤다.(109쪽) 자기편이 놀면 응원으로 '놀아라! 놀아라!'는 이미로 jagon! jagon! jagon!이라고 외치면 상대팀은 못던지기를 바라는 말로 hee-aih! hee-aih! hee-aih! 라고 외치기도 했다. (117쪽) 2. 윷말을 인디언들도 '말'(horses)이라고 했다. 윷말은 작은 나무조각이나 헝겊, 돌, 콩알 등 다양하게 사용했다. (45쪽, 111쪽) 맥시코의 유카탄 반도의 마야족인 치첸 이챠(Chichen Itza) 인디언들은 바샬 이심(Basal Isim)이라 불리는 윷놀이를 했는데 옥수수 알을 사용하여 한쪽은 검게 칠하여 썼다. (143쪽) 우리나라 사람들이 놀았던 콩윷과 연맥이 통한다. 3. 뒤로 가는 것은 물론 '잡는다'는 것도 앞서 간 상대편의 윷말이 있는 같은 위치에 아군의 윷말이 가게 되면 '죽는다'(be killed)는 것으로 표현했다. (45쪽) 잡히면 그 말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123쪽) 4. 작은 윷가치를 종지에 담아 멍석에 던지는 우리 윷과 같이 인디언들게도 종지윷이 있었다.(48쪽) 인디언들에게는 지푸라기나 천으로 만든 바구니에 담아 던지는 윷도 있었다. (60쪽) 5. 블랙풋 인디언 족속의 하나인 피간(Piegan) 인디언들이 사용한 윷가치 중에 윷의 등에는 아무런 표식을 하지 않고 윷의 배에는 하나는 'man'이라는 의미를 가진 표식이 있고 나머지 둘은 그들의 적들인 Snakes 족을 의미하는 'snakes'라는 의미의 인디언 표식이 되어 있다. 블랙풋 인디언들의 윷놀이에서 적과 아군을 의미하는 표식이 윷에 그려져 있다는 것을 대입해보면 우리나라의 윷놀이 가운데 도(돼지), 개(개), 걸(염소), 윷(소), 모(말)의 윷말 표시는 이웃 종족들을 표시한 것과 같은 것이며 이웃종족들이 가는 곳에 맞딱트리면 '잡는다'는 것이 설정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6. 블랙풋 인디언들의 피간족들이 놀았던 윷의 룰에는 우리 윷의 도-개-걸-윷-모에 해당하는 룰들이 있었다. 이들의 윷놀이에도 모든 윷가치가 등을 보이고 엎어지면 '모' 모든 윷가치가 배를 보이고 젖혀져 있으면 윷이 있고 배쪽에 표식이 되어 있는 것들이 젖혀질 경우에 따라 점수가 달리나오는 경우들을 보여주고 있어서 우리나라 윷의 룰과 대동소이한 것을 볼 수 있다. All marked faces up count = 4; all unmarked faces up = 4; two unmarked and snake up = 6; one unmarked and two snakes up = 6; one unmarked, snake, and man up = 0 (컬린 위의 책 58쪽) 7. 1893년 시카고 박람회 당시에 한국 전시관에 윷이 전시되고 있었을 때 같은 박람회장에는 나바호(Navaho) 인디언들의 윷놀이(3개이 윷가치 사용)도 전시되고 있었다. 나바호 인디언들의 전시장에 나온 윷놀이에 관련한 그 명칭들은 다음과 같다. 나바호 윷놀이 이름: set tilth; 윷말판: sen-asti; 나바호 여자들이 사용한 윷놀이 이름: tsidil 또는 tsindil 룰은 다음과 같다: 세 개 모두 엎어지면 10점, 모두 뒤집어지면 5점 (94쪽) 이러한 배치를 보면 우리나라 윷에서 모가 윷보다 점수가 많은 것과 일치한다. 왜 엎어진 윷이 젖혀진 윷보다 더 멀리 가는지에 대하여서는 필자는 앞선 글에서 엎어진 윷가치의 말발굽을 닮아 있고 그런 말발굽을 가진 말이 잘 달리는 것을 의미하려 했다는 것을 주장한 바 있다. 8. 나바호족 윷놀이에서 윷을 던질 때도 우리나라 윷처럼 윷 멍석 밖으로 나가면 무효이고 윷가치는 '머리 위로' 높이 던지지 않으면 무효로 했다 (95쪽) 9. 나바호족의 윷말은 사각이 진 돌을 사용했다. (95쪽) 10. 윷놀이에 대한 필자의 앞선 글들 가운데는 안동지방의 윷노래를 소개한 바 있다. 오클라호마 Kiowa 인디언들의 윷노래는 다음과 같다. Hise; hi, hise; hi, Ha; tine; baku; tha; na, Ha; tine; baku; tha; na, Hati' ta-u; seta; na, Hati' ta-u; seta; na. My comrade, my comrade, 동무야! 동무야! Let's play the awl game, 송곳 놀이 할까! Let's play the awl game, 송곳 놀이 하자! Let's play the dice game 윷놀이 할까! Let's play the dice game 윷놀이 하자! (컬린의 책 126쪽) 번역에서 '할까?'라는 우리말은 '하자!'라는 말과 서로 통해 있어 분위기 있게 의역을 했다. 아마도 컬린은 송곳놀이와 윷놀이를 같이 보고 하나의 윷노래로 본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컨대 이 노래를 분석해 보면 송곳놀이와 윷놀이는 같은 것이 아니고 어린 꼬마들이 놀이를 노는 중에 송곳놀이 할까 윷놀이 할까 라고 노래하는 놀이 노래라고 볼 수 있다. 동요적 구조상 '무엇을 하자'는 것은 반복이 어렵고 다른 선택에서는 반복이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디언들의 송곳놀이는 아마도 우리가 어렸을 때 했던 못꼽기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지금까지 위에서 살펴본 크게 열 가지 인디언 윷놀이의 특징들은 결론적으로 우리 민족의 윷놀이와 대동소이하다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 윷도 그 종류별 지역별 룰의 특징이 각각 달랐듯이 수많은 인디언족속들마다 윷의 형태와 방식은 달랐지만 그 형태는 우리의 윷과 윷말판의 모양과 대동소이 했다. - 다음 장에 계속 이어집니다 -
(02/23/06 오두방정)
<신화 이야기100> 내가 찾아낸 인디언 윷과 윷말판 (II) 인디언 윷과 윷말판 발견에 대하여 시카고언론들 탑뉴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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