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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윷놀이'

송화강 2019-05-27 (월) 17:57 6년전 4289  


메소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윷놀이'

- 우리나라 윷놀이와 파톨리 및 불 게임의 유사성 -


우리나라 민속놀이라면 윷놀이가 대표적일 것이다. 필자는 윷에 대한 우리민족의 의미는 한글 창제의 배경이 될만한 오래고 깊은 뿌리 문화의 배경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윷 문화가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도 존재한다는 것은 앞선 글의 상투 문화와 더불어 좀더 주목받아야 할 근대 이전의 '우리민족문화의 세계화' 의미에서 재조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다양한 시각으로 다루어진 윷에 대한 필자의 글들은 이 글 맨 아래에 첨부한 시리즈 글들에서 참고할 수 있다.)


윷이 구미 사회에 관심을 끌게 된 것은 1893년 미국 시카고에서 컬럼비아 박람회 때다. 시카고 박람회에 참가한 우리나라는 한국의 전통문화 가운데 특히 놀이문화를 세계적인 존재로 부각시키는 부대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그 가운데 특히 윷놀이는 '세계사적인 놀이의 원형'으로 칭해지기까지 했다는데서 의미가 더욱 크다.


시카고 박람회 당시, 스튜어트 컬린(Stewart Culin·1858~1929)은 펜실베이니아대학 출판부에서 1895년에 500부 한정판으로 <한국의 놀이-유사한 중국, 일본 놀이와 관련해> (Stewart Cullinm, Korean Games-With Notes on the Corresponding Games of China and Japan)라는 책을 출판해다. 컬린은 이 책에서 모두 97가지의 한국 전통놀이를 삽화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컬린은 “한국의 윷놀이는 전세계에 걸쳐 존재하는 수많은 놀이의 원형으로 볼 수 있다”며 극찬했다. 그는“고대 점술에 기원을 둔 윷놀이는 우주적이고 종교적인 철학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윷은 점술과도 관련이 깊다. 우선 <척성법(擲成法)>이라는 책자를 사용하던 척사점(擲柶占)이라는 점보기에 윷을 사용했다. 중국의 점술책에 나오는 64괘(卦)는 윷가락처럼 두 면을 가진 막대들을 던졌을 때 나올 결과의 조합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괘라는 말은 윷놀이의 뒤집어지는 형태를 중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역의 6효의 음효 양효의 혼합으로 64괘를 만들어낸다. 음효 양효는 윷으로 말하면 뒤집어지는 것과 엎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아메리카 인디안 게임에서 보자면 옥수수 알에 검은 점을 하나 칠해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마치 주역의 음효의 중간 부분의 잘려진 느낌을 준다. 주역의 64괘와 관련한 태극기를 국기로 사용하는 우리나라가 윷놀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본 시리즈 글의 앞선 글(신화이야기 94)에서 아메리카 인디안들에게서 상투문화를 찾아볼 수 있으며 scalper 문화는 우리나라 전통 상투 문화에서 상투를 잘리는 수치와 그 어딘가 통하는 적에게 모욕주기에 연결되어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 문화들은 여러 방면에서 신기하게도 우리 민족의 전통 문화에 연결되어 있다. 우리 민족과 아메리카 인디언 사이에서 발견되는 윷은 또 하나의 중요한 유사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마야인들의 네 알로 던지는 옥수수 윷과 우리나라 전통 콩윷은 그 게임 방법이나 모양이 아주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1. 파톨리(Patolli) 게임과 윷놀이의 유사성


patolli.jpg

오늘날 라틴 아메리카의 인디언들 문화 속에 그 어딘가 우리 민족의 윷과 유사한 놀이가 전해져 오고 있는 것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왔다. 왼편의 사진은 파톨리 (Patolli)라는 게임으로 메소아메리카로 불리는 고대 라틴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사용하던 가장 오래된 게임 중의 하나이다.


아래 오른쪽 그림에서도 보듯이 파톨리는 윷과 같이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긴 게임이었는데 터티화칸 시대(Teotihuacans: 200 B.C. - 1000 A.D.), 톨텍시대(Toltecs: 750 - 1000 A.D), 치첸-이짜 종족 시대(Chichen-Itza: 1100 - 1300 A.D.), 아즈텍 인디언 시대(Aztecs: 1168 - 1521 A.D.)를 거쳐 오랜 인디언 역사동안 즐겨온 게임이다.


파톨리는 초기의 윷이 점괘의 의미를 가졌듯이 의식용 또는 종교적 배경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즈텍의 시간 사이클은 52년을 주기로 하고 있는데 파톨리 게임에 나오는 숫자와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되어 왔다.


image_not_found.png마글리아베치(Magliabecci) 코덱스에 의하면 파톨리의 신은 가무와 게임의 신인Macuilxochitl이며 다섯 꽃의 신(God of the Five Flowers)으로 불렸다. 이것은우리나라 윷의 오가(도, 개, 걸, 윷, 모)의 고대 토템신과 연결되어 있는 것과 어딘가 관련이 있어 보이기에 알맞다.


이와같은 전통의 고대 메소아메리카 인디언들의 파톨리는 스페니아드가 쳐들어왔을 때 미신과 우상으로 치부하여 금지시켰다.일부 배경 이론으로 아즈텍 인디언들이 전통적으로 파치시(Pachici) 조상들이 사용하던 파치히 트랙(Pachisi track) 게임이라거나 인종적인 게임 또는 전쟁 게임으로 보는 것은 확실하지 않은 이론으로 남아 있다. 그런 면에서 파톨리 게임은 아직도 여러 면에서 콜롬버스 도래(Pre-Columbian trans-Atlantic contact) 이전에 있어왔던 미스터리 게임으로 남아 있다. 분명한 것은 파치시 트랙 게임과 파톨리 게임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다는 것이다. 파치시 트랙 게임은 대칭적인데 비하여 파톨리 트랙은 비대칭적이다.

윷과 유사한 게임으로 아즈텍인들의 파톨리 외에도 마야인들의 불(Bul) 게임이란 것이 있다. 리브 버빅(Lieve Verbeec)의 논문 "Bul: A Patolli game in Maya lowland"(1898)에 의하면스페니아드가 정복해 들어오기 이전에 메소아메리카 지역에 콩과 갈대를 사용하는 윷말 게임이 많이 퍼져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게임들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놀아졌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아즈택 보드게임인 파톨리는 아직 수수께끼로 평가되고 있으나 파톨리는 우주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어 왔다.

image_not_found.png


아즈택인들의 파톨리 윷말판에는 흰 점이 있는 검은 파톨리 콩을 사용하는 네 개의 윷을 사용했다. 우리나라 윷에도 네 개의 윷을 사용한다. 파톨리에 대한 초기 해석들은 인종 게임으로 풀이하기도 했으나 버빅은 전쟁 게임으로 풀이한다. 이것은 초기 스페니아드들이 전통 스페인 게임과 비교하여 파톨리 게임을 전쟁과 인종 게임으로 풀이했다는 자료를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파톨리 게임은 언제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진 게임인지는 불분명한 채 남아 있다.

파톨리 게임은 아즈텍 시대(Aztec period: - AD 1450) 이전부터 있어왔다는 견해가 강하다.고고학적 자료들은 파톨리 보드 게임이 적어도 1천년 이전부터 마야인들과 멕시코 중앙 지역의 인디언 문화 속에 있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버빅은 파톨리 게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1. 윷: 양면을 사용하는 네 개의 윷은 고대 인디언들의 시간에 사용한 파톨 콩의 성격과 그 숫자가 일치한다.

2. 점수내기: 표시가 된 부분 하나마다 1점


3. 점수내는 방법: 네 개의 윷을 던져 5의 의미를 강조하는데 5수는 상징적 종교의 의미가 있다.

(이것은 동아시아의 오행사상에 연결되어 있고 우리나라 윷에서 모가 나면 다섯칸(만점)을 간다 - 필자)

4. 팀 게임: 항상 같은 수의 두 팀이 붙었다.

5. 잡기: 상대를 잡으면 잡은 쪽의 말로 갈아놓는다.

6. 윷말판: 모양이나 길이를 막론하고 각 팀은 윷말판에 들어가는 자신들만의 입구를 결정할 수 있다.

7. 상대팀의 앞서가는 말을 잡는 것이 가장 흔하고 중요한 룰의 하나였다.

이렇게 보면 크게 보아 우리나라 윷문화와 상당히 근접해 있었기 때문에 서구인들 자신들이 19세기에 이미 파톨리가 '아시아 기원'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아즈택의 파톨리 게임은 우리나라 윷의 방윷의 경우 담요 위에서 놀듯이 매트 게임("game of mat")으로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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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텍인들의 파톨리 게임


2. 옥수수 알 윷을 사용하는 불(Bul) 게임과 우리나라 '콩윷'


파톨리처럼 우리나라 윷과 유사한 마야인들의 '윷'이 있었는게 그 이름이 '불'(Bul)이다.Bul 게임의 이름 '불'은
buul, boolk, puluc로 발음되었다. 불은 마야인들의 게임으로 파톨리의 한 종류로 보고 있다. 불은 사회적인 절기 게임으로 남자 농부들이 봄에 옥수수를 심기 전에 놀았던 "play corn" 게임이다. 게임 다음날 옥수수를 심어야 하는 즐거운 의미로 게임을 했고 게임의 승패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불 게임의 편은 한 편이 6명 이상이었고 두 팀으로 나눠져 길다랗게 된 윷말판에 20개의 말판이 연결되어 있다. 불 게임은 아직도 그 해석에는 논란이 있지만 전쟁게임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네 개의 옥수수 윷을 사용했는데 그 윷말 이름을 불(bul)이라고 불렀다.

파톨리처럼 불 게임의 노는 방법의 기술로 윷말을 잡는 것을 대단히 중요한 전략의 하나로 보았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이와 같은 불 게임은 고대 파톨리 게임의 다양한 방법 중의 하나로 잔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불 게임의 기원은 알려져 있지 않다. 불 게임의 원형으로 보이는 파톨리 게임은 우리나라 윷과 비슷하다는 면에서 아시아 기원설은 주목을 받는다. 아래 도형은 불 게임의 모습이다. (이 글 맨 아래쪽 웹사이트 주소로 들어가면 실제로 게임하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파톨리 게임이나 파치시 게임이 아시아에서 기원했다는 이론은 이미 19세기에 영국과 아일랜드의 인류학 연구소 저널에서 나왔다.Tylor, E. B.: The game of Patolli in Ancient Mexico, and its probably Asiatic origin. In: Journal of the Anthropological institute of Great Britain and Ireland, vol. 8 (1878), pp. 116-131 참고.인디언들의 게임이 아시아 기원을 가지고 있다는데 대해서는 Stewart Culin의 논문Exhibit of Games in the Columbian ExpositioninThe Journal of American Folklore, Vol. 6, No. 22. (Jul. - Sep., 1893), pp. 205-227에서그리고Another paper which independently draws the same conclusion as Tylor is Carl Schuster'sAn Archaic Form of Chess Game in Chinese Peasant EmbroideryinMan, Vol. 36. (Sep., 1936), pp. 148-151.에서도 참고할 수 있다.

불 게임은 메소아메리카 인디언 특히 마야인들에게 아주 유명한 전통 게임이었다. 아즈텍 인디언들이 파톨리에 매료되었던 것과 같은 선상에 놓인다. 스페니아드 신부였던 두란(Fra Diego Duran)의 기록에 따르면 불 게임으로 내기를 하여 그동안 쌓아온 부(富)를 잃거나 상대편에게 내기에 져 빚을 갚기 위하여 상대의 노예가 되는 내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두란의 혹평은 아즈텍 인디언들의 신과 연결된 게임이란데서 종교적인 편견에서 지나친 폄하일 수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불 게임의 판은 한 줄에 15개의 윷말이 가는 길이 있다. 네 개의 검은 표식을 찍어놓은 납작한 옥수수 알을 윷으로 사용했다. 검은 표식을 해놓은 옥수수 알 윷을 공중에 던져 표식해놓은 쪽 또는 안해놓은 쪽으로 뒤집어지는 것에 따라 카운트되었다.When the grains were tossed the count was based on the number that fell with the burned side up (1 burned side and 3 unburned = 1, etc.).

특히 여기에서 필자가 주목할 것은 옥수수 알을 던지는 것과 우리나라의 '콩윷'은 너무나 유사하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곡식 알 윷 던지기는 우리나라 윷과 일치되는 점이 많다. 불 게임에서 다섯개 모두가 마크가 없는 쪽으로 엎어지면 5점으로 우리나라 윷의 모와 유사하다.But if all the kernels came up blank, the count was 5.

스페니아드가 메소아메리카 지역을 정복했을 때 오직 세 가지의 마야인들의 기록만이 살아남았다. 그 기록들에서도 구체적으로 불 게임이 어떤 방식이었는지 아무런 참고를 찾을 수 없다. 다만 점을 치면서 던지는 옥수수나 다른 곡식 씨앗을 던지는 그림은 발견되고 있다. 왼편의 네 알의 곡식 알을 던지는 그림에서 그냥 보면 우리나라 '콩윷'을 던지는 느낌을 받기에 족하다.

윷말은 5개를 사용했다. 그 윷말은 씨앗이나 작은 나무토막, 헝겊조각 등'을 사용했다.윷말 놓기의 출발선은 양팀이 양끝에서 각각 다른 쪽에서 출발했다. 두번 연속 던지기를 한 것은 우리나라 윷의 '잡으면 한번 더 던지기' 또는 윷이나 모가 나면 한번 더 던지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윷말이 하나 끝나면 다시 처음에 새로 시작하는 것도 우리나라 윷과 유사하다. 이에 대한 참고로Stewart Culin의Games of the North American Indians(Dover, 1975)를 참고할 수 있다.


웹사이트에서 불 게임을 체험해 보려면 다음 사이트에서 직접 시연해보일 수 있다. 불 게임은 한 편에서 두번씩 던진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마우스로 클릭을 하면 마치 우리나라 콩윷처럼 네 개의 옥수수수 알윷이 뒤집어지거나 엎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가는 과정도 윷말판처럼 진행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때 상대편이 오는 쪽 칸에 맞아떨어지게 되면 상대를 잡게 된다. 다음 주소를 클릭해보라.

http://www.halfmoon.org/cgi-bin/cgi_file_bul.cgi

(07/27/05 오두방정)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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