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왕지기삼사설화

신라 선덕여왕의 지혜로움에 얽힌 설화. 신이담(神異譚)에 속한다. ≪삼국유사≫ 권1 기이편(紀異篇)에 수록되어 있으며, 세 가지 설화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첫째는 향기 없는 모란꽃 이야기로, 당나라 태종이 붉은색·자주색·흰색의 세 가지 색으로 그린 모란의 그림과 그 씨 석 되를 함께 보내 왔다. 왕은 그 꽃 그림을 보고 그 꽃이 향기가 없음을 예언하였는데, 이듬해 핀 그 모란은 과연 향기가 없었다는 이야기이다.
둘째는 몰래 침략한 적군을 미리 알아 섬멸한 이야기로, 영묘사(靈廟寺) 옥문지(玉門池)에는 겨울인데도 많은 개구리가 울어 이 사실을 왕에게 알리니 왕은 정병을 여근곡(女根谷)에 보내어 적을 섬멸하도록 하였다. 군사가 서교(西郊)에 가니 과연 여근곡이 있고 적군 5백여 명이 매복하고 있으므로 이를 섬멸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셋째는 왕이 자신의 죽을 날을 미리 안 이야기로, 왕은 생전에 자신이 죽을 날을 예언하며 도리천(克利川)에 장사 지내 달라고 일렀다. 신하들이 도리천이 어딘가를 물으니 낭산(狼山) 남쪽이라고만 답하였다. 왕은 과연 예언한 날에 세상을 떠나고 신하들은 낭산 남쪽에 장사를 지냈다.
그로부터 10년 뒤 문무왕이 사천왕사(四天王寺)를 무덤 아래 세웠다. 불경에 사천왕천 위에 도리천이 있다 하였으니 그제야 예언이 적중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 신하들이 세 가지 지혜의 해답을 물어보았는데 왕이 대답하기를, 모란꽃을 그리되 나비가 없으니 향기가 없을 것임을 알았고, 노란 개구리는 병사의 형상이며 옥문은 여자의 상징으로 음(陰)이며, 백색은 서쪽을 가리키므로 적군의 서방 매복을 알았다고 대답하였다.
이 설화는 선덕여왕이 불경이나 주역에 조예가 깊었음을 알려 주는 설화이다. 일연(一然)은 삼색 모란은 신라에 선덕·진덕·진성의 세 여왕이 있을 것임을 당제(唐帝)가 헤아려 맞춘 것이라고, 당제의 지혜와 선덕여왕의 지혜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참고문헌≫ 三國遺事.(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