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쟁병설화


부부가 떡을 차지하기 위해 내기를 하는 내용을 다룬 설화. 소화(笑話)의 치우담(癡愚譚)으로 분류되며, 한자어로는 ‘부처쟁병설화(夫妻爭餠說話)’라고도 한다. 전국적으로 구전되고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내외가 제사 떡을 놓고 끝까지 말을 안 하는 편이 그것을 먹기로 내기를 한다. 그때 마침 도둑이 들어왔는데 말이 없자 내외가 모두 벙어리인 줄 알고 실컷 물건을 보에 싸 고 아내까지 범하려 한다. 더 참을 수 없게 된 아내가 남편에게 박정한 사람이라고 소리를 치자, 남편은 “떡은 내 것” 하고 떡을 입으로 가져갔다.
일본에서도 ‘말 안 하기 내기’라 하여 역시 같은 이야기가 전승된다. 이 설화는 불전설화(佛典說話)에 근원을 둔 것으로 ≪백유경 百喩經≫ 권4 부부식병요유(夫婦食餠要喩)에서 같은 내용이 발견된다.
이 설화는 대부분의 불전설화가 그렇듯이 중국을 거쳐 우리 나라에까지 전파된 것으로 보아 무방하다. 다만 불전설화의 끝 부분에 첨가된 교훈적인 부연은 생략되고 예화만이 전승되었는데 이는 단순하고 보편적인 내용이라야 쉽게 전승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전설화에서는 떡의 출처가 분명하지 않고 일본에서도 단순히 이웃집 떡이라고 전하는 데 비해서 우리 나라의 전승에서는 그것이 이웃집에서 가져온 제사 떡이라고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설화는 그 전파 과정에서 그것을 수용하는 민족의 문화나 생리에 맞도록 변이를 일으키는데 제삿날 음식을 한 마을에서 모두 나누어 먹는 우리 민속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때 나누어진 떡의 양이 그리 많은 것이 못 된다는 것을 전제하면 떡을 즐기는 내외가 그것을 한 개라도 더 먹고 싶어 하는 욕심은 본능적으로 가능하며 이야기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가 비롯되면 이 이야기의 흥미는 이제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이런 면에서 우리의 설화는 불전설화보다 진일보한 흥미를 지닌다.
≪참고문헌≫ 朝鮮民族說話의 硏究(孫晉泰, 乙酉文化社, 1947), 韓日民譚의 比較硏究(成耆說, 一潮閣, 19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