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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야기] 물것들의 싸움

송화강 2021-09-12 (일) 15:16 4년전 6823  

물것들의 싸움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이·벼룩·빈대·모기와 같은 물것들의 현재와 같은 형상의 기원을 설명한 설화. 동물유래담에 속하며, 채록 각 편에 따라 ‘빈대의 환갑잔치’·‘이와 벼룩과 모기의 글짓기 내기’ 등으로도 알려져 있다.

 채록 지역은 경기도 화성, 충청남도 당진, 전라북도 정읍·구례, 경상북도 안동·김천, 평안북도 신의주·선천·정주 등이다. 이들 자료를 정리하면 이 설화 유형의 유화(類話)는 3종으로 구분된다.

제1유화인 〈물것들의 싸움〉은 가장 단순한 내용의 것으로서, 이와 벼룩과 빈대가 싸움을 벌인 결과, 빈대는 눌려 납짝하게 되고, 이는 채어 멍들었으며, 벼룩은 뺨을 맞아 주둥이가 뾰족해졌다는 것이다.

제2유화는 〈빈대의 환갑잔치〉이다. 빈대의 환갑잔치에 이와 벼룩이 초대를 받았다. 날쌘 벼룩은 먼저 뛰어가서 기다렸으나, 굼뜬 이는 좀처럼 도착하지 않았다. 그래서 빈대가 이를 맞이하러 나간 사이에 벼룩은 참다 못하여 준비해 두었던 술을 혼자서 다 마셔 버리고 새빨갛게 되었다.

뒤 늦게 도착한 이가 골을 내어 벼룩에게 달려들어 한바탕 싸움이 벌어졌다. 둘을 말리려던 빈대는 사이에 끼어 납짝해졌고, 이도 등을 걷어채어 퍼렇게 멍이 들었다.

제3유화는 〈물것들의 글짓기내기〉이다. 이와 벼룩과 모기가 모여 글짓기를 하기로 하고 빈대를 시관(試官)으로 정하였다. 벼룩이 “팔짝 장판방(壯板房 : 팔짝 장판방에서 뛰니) 단견일지인(但見一指人 : 다만 한 손가락의 사람만 보도다.)”이라고 지으니, 이는 “슬슬 요간거(腰間去 : 슬슬 허리 사이로 가니) 불견정구인(不見正口人 : 입이 바른 사람을 보지 못한다.)”이라고 짓고, 모기는 “왱왱 이변과(耳邊過 : 왱왱 귓가로 지나가니) 매견타협인(每見打頰人 : 매번 뺨을 치는 사람을 본다.)”이라고 지었다.

빈대가 모기를 장원으로 뽑자 이와 벼룩이 골을 내고 달려들어 싸움이 벌어졌다. 그 때부터 빈대는 눌려 납짝하게 되고, 모기는 다리가 늘어나 길게 되었으며, 벼룩은 주둥이가 뽑혀 뾰족하게 되었고, 이는 걷어채어 까맣게 멍들게 되었다고 한다.

이상과 같은 세 유화는 원천적으로 하나의 원형으로부터 화자의 능력에 따라 부연 내지는 망각이 생긴 결과 1→2→3, 또는 3→2→1의 과정을 밟아 분화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이야기의 묘미는 물것들의 특이한 형상에 대한 유래설명에서뿐만 아니라, 그들이 지은 시의 내용에서도 맛볼 수 있다.

≪참고문헌≫ 朝鮮民譚集(孫晉泰, 鄕土硏究社, 1930), 韓國口碑文學大系(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0∼1988), 忠南의 口碑傳承 上(韓相壽, 韓國藝術文化團體總聯合會忠淸南道支會, 1987), 任晳宰全集 2 韓國口傳說話-平安北道篇 Ⅱ·Ⅲ-(任晳宰, 평민사, 1988·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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