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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옛이야기

[옛날이야기] 떡보와 사신

송화강 2021-09-12 (일) 14:28 4년전 6738  

떡보와 사신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무식한 떡보가 중국 사신과의 수화 문답(手話問答)에서 우연히 승리하여 중국 사신을 물리쳤다는 내용의 설화. 소담(笑譚) 중 우행담(偶幸譚)에 속하며, ‘사신 간의 수문답(手問答)’·‘떡보 얘기’라고도 한다.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다.
중국의 ≪대당서역기 大唐西域記≫에 나타나며, 우리 나라 문헌설화는 17세기 초의 유몽인(柳夢寅)의 ≪어우야담≫과 19세기 말 이후의 문헌으로 보이는 ≪이언총림 俚諺叢林≫에 수록되어 있다. 전국적으로 전승되고 있으며, 서울·경기도·충청북도·경상북도·경상남도 등지에서 특히 많이 채록된 바 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중국에서 조선의 인재를 시험하려고 사신을 보냈다. 조선에서는 전국에 인재를 모집했으나 응모자가 없어 근심하던 터에, 떡보가 떡이나 실컷 먹어 보려고 자원하였다. 사신과 떡보가 만나서 수화로써 문답하였다.
사신이 하늘이 둥글다는 뜻으로 손가락을 둥글게 해 보이자, 떡보는 사신이 둥그런 떡을 먹었느냐고 묻는 줄로 알고 자기는 네모난 떡을 먹었다는 뜻으로 손가락을 네모나게 해 보이니, 사신은 떡보가 땅이 네모지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놀란 사신은 다시 삼강(三綱)을 아느냐는 뜻으로 세 손가락을 들어 보이자, 떡보는 사신이 떡 세 개를 먹었느냐고 묻는 줄로 알고 자기는 다섯 개를 먹었다는 뜻으로 다섯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사신은 이를 오륜(五倫)도 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거듭 놀란 사신이 염제(炎帝 : 중국 옛 전설 속의 제왕인 신농씨)를 아는가 하는 뜻으로 수염을 쓰다듬자, 떡보는 사신이 떡을 맛있게 먹었다고 말하는 줄로 알고 자기는 떡을 배불리 먹었다는 시늉으로 배를 쓰다듬었다.
사신은 그것을 보고 이번에는 떡보가 복희(伏羲 : 중국 옛 전설 속의 제왕)도 안다고 말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결국 사신은 조선에 인재가 많다고 놀라 돌아가고, 떡보는 나라에서 상을 받았다.
비슷한 내용을 갖춘 유럽의 ‘승정과 유대인의 수문답’과 일본의 ‘벙어리 문답’ 등은 종교적 의미가 농후한 반면, 우리의 설화는 질문자와 응답자가 국가와 민족을 대표하여 대결하고 있어서 민족의식이 부각되어 있다.
대화 내용을 ‘천원 지방(天圓地方)’·‘삼강오륜’으로 풀이하는 것은 우리 나라 외에는 나타나지 않아 한국적인 특성이 잘 드러난다.
또한, ‘염(炎)’과 ‘염(髥)’, ‘복(伏)’과 ‘복(腹)’이라는 동음이의어를 사용하는 발상은 고유한 언어 의식에 바탕을 둔 독창적인 한국적 변용이다.
주인공이 떡보 외에 떡장수·천부(賤夫)·상인 등으로 나타나는데, 모두 무식한 평민이라는 점은 같으며, 대화가 수화 대신 시화(詩話)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으나, 변이에 따른 내용상의 차이는 없다.
중세의 지배층은 중국을 높이고 자신을 낮추었던 반면에, 하층인들은 대국인 중국도 별 것 아니라는 민족적 긍지를 이 설화를 통해 나타내고 있으며, 또한 하층인이 지닌 역량과 저력은 결코 얕잡아 볼 수 없는 것임을 드러내 주고 있다.

≪참고문헌≫ 於于集, 俚諺叢林, 朝鮮民族說話의 硏究(孫晋泰, 乙酉文化社, 1947), 韓國口碑文學大系(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0∼1988), 떡보와 使臣說話(AT 924)小考(曺喜雄, 韓國古典散文硏究, 同和文化社,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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