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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용신앙과 미륵신앙

송화강 2019-05-22 (수) 14:19 6년전 7331  

용신앙과 미륵신앙


새 천년 용의 해에 용화세계, 미륵세상을 기다려 본다.


우리나라의 용신앙은 미륵신앙으로 흡수되어 왔다. 문제는 이러한 미륵신앙이 삼국시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민중속에서 깊이 신앙되어 오고 있었다는 점에 더욱더 중요한 의의가 있다.


용은 물을 주재하는 존재이며, 사찰의 각 조성물에서 목재건축물의 화재를 막기위한 역활로도 형상화 되어졌고, 사찰조성과 관련하여 용에 관한 내용들을 앞번 게재물에서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용신앙과 불교의 미륵신앙의 관련성과 그 내용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용의 순수한 우리말은 미르, 미리, 므르 등으로 표현되는데, 므르 (水)에서 유래되어 온 것임을 알 수 있으며 이는 바로 용은 물이며, 동시에 물을 주재하는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다. 


농경위주의 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벼농사와 관련하여 물의 중요성을 컸던 만큼 용에 관한 신앙도 고대 농경사회부터 전개되어 왔던 것으로 보인다. 고대부터 전래되어왔던 민족의 용신앙이 불교의 도입과 더불어 불교신앙으로 흡수되는데, 그 불교신앙중에서도 백제지역에서는 특히 미륵신앙으로 흡수되었다.


물론 신라의 경우를 살펴보면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할 때 용을 만나 황룡사 구층목탑을 지을 것을 권유받은 내용이라던지, 궁궐을 지을려할 때 황룡이 출현하기에 궁궐대신 사찰을 지었다던가, 영축산아래 독룡이 있어 이 독룡을 설복시켜 못을 메우고 통도사를 지었다는 내용등에서 살펴보면 황룡사의 본존불은 석가모니불이며, 통도사역시 석가모니불 진신사리을 모신점에서 볼 때 민간의 용을 신봉하는 신앙을 불교신앙중에서도 석가모니불 신앙으로 흡수되고 있는 것에서 볼 때 용신앙이 반드시 미륵신앙으로 흡수되었다고 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지만, 백제지역에서라는 단서를 붙이면 용신앙이 미륵신앙으로 흡수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면 왜 이렇게 용신앙과 미륵신앙의 관련성을 찾아내려고 하는 것이며,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점에 의문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백제의 미륵신앙이 한국불교의 민간에 유포된 진정한 의미의 한국 전통적 불교신앙의 모체가 되고 있다는 점에 있으며, 더불어 미륵불이 미래불로서 메시아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점에서 2,000년대를 새로운 세기를 살아가는 현재의 우리들이 주목해야할 주요한 몇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먼저 과연 백제지역의 미륵신앙이 용신앙과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지를 확인해 보자. 


삼국유사에 보면 백제 무왕은 그 어머니가 용과 정분을 맺어 잉태하였다고 전한다. 이것에 의하면 백제의 무왕은 용의 아들인 셈이며, 당시 민간신앙에서 용이란 최고의 통치자가 갖추어야 하는 최상의 출신성분임을 상징하고 있다. 이러한 용의 아들이 신라의 선화공주을 아내로 맞았으며, 백제의 무왕으로 등극한다. 무왕의 왕비인 신라의 선화공주는 사자산 아래 못을 지날 때 연못에서 미륵삼존불이 출현한 것을 보고 못을 메워 미륵사를 창건할 것을 무왕에게 간청한다. 이에 무왕이 왕비의 간청을 받아드려 (용, 혹은 용이 살고 있는) 못을 메워 미륵사를 창건했다고 전한다. 이는 곧 백제 무왕이 용의 아들(용= 왕권)이므로 용이 곧 미륵을 모신 것으로 이해할 있는 것이다.


당시 삼국시대 불교도입초기부터 미륵신앙은 계율을 중시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기에 율령체제완비라는 국가의 목적과 더불어 일찍부터 수용되어 왔던 것으로 보이지만, 신라에서 신봉되어진 미륵신앙과 백제의 무왕이 창건한 미륵사에 나타나는 미륵신앙이 차별이 있었던 점에 주안점을 주어야 한다. 


백제 무왕이 창건한 미륵사의 본존불은 미륵삼존불이었다고 전하는데, "미륵하생국토완성"의 내용을 갖는 미륵신앙이 백제의 미륵신앙이다. 


"미륵하생국토완성"이라는 용어가 언뜻 이해되지 않으므로 쉽게 풀이해 보자. 이는 곧 개인, 개인의 완성이나 고통해결을 기원하는 것이 아니라, 국토에 살고 있는 모든 중생이 함께 완성되기를 원하는 구조이다. 또한 미륵보살이 이 사바세계에 부처로 내려오기전 욕계육천의 최상인 도솔천에서 중생을 구제하고 있다고 믿고 개인별로 조건에 맞는 존재가 선택적으로 도솔천에 왕생하기를 원하는 도솔상생적인 구조와 대별되는 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생적인 미륵신앙과 하생적인 미륵신앙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 가? 하는 점에서 의문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그 불상의 조성양태로서 찾아 낼 수 있다.


즉 미륵보살님이 계시는 도솔천왕생을 바라는 신앙임을 표현하는 형태를 보면 첫째가 미륵 불이 아닌, 미륵 보살상의 양식을 조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륵반가사유상등이 대표적이다. 둘째로 서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이 앉아있는 형상이다. 셋째로 전각내에 모셔져 있는 특징등이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륵하생을 표현하는 형식으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들 수 있는데, 첫째가 보살상이 아니라 부처님의 형상이며 특히 삼존 불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입석불의 형식을 갖는다. 셋째로 후대에 들면서는 사찰 전각내에 모셔지기 보다는 대체로 옥외에 봉안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 


무왕이 창건한 익산 미륵사지의 상상복원도를 살펴보면 1탑 1법당으로 모두 3탑 3법당의 구조를 갖는 삼존불을 모셨음을 추정하고 있다. 3존불을 모신다는 것은 미륵부처님이 이땅에 하생하여 모두 3회의 설법으로 중생을 구제한다는 미륵하생경에 근거하여 나타내는 표현인 것이다. 


이러한 백제의 3회설법, 중생구제 미륵하생을 상징하는 3존불 표현 양식은 통일신라기에 오면 진표율사에 의해 금강산 발연사와 보은 법주사와 전주 금산사로 이어지는 3곳의 지역으로 미륵불을 봉안하고 그 미륵국토가 지역적으로 3곳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뒤 통일신라말에서 고려초까지 활동하였던 한국풍수학의 대가였던 도선국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화순 운주사에 이르게 되면 입석불의 미륵 조형양식을 정형화 하고 입석의 미륵불상이 민중의 표현양식으로 발전하게 되는 천불의 다양한 미륵불상을 조성하게 된다. 후고구려의 궁예가 미륵을 자처하였는데, 이때 만들어졌다는 가짜 경전중에서 함경도 지방의 구전 무가에서 전해져 오는 내용이 있다. 


"석가님이 미륵님에게 내기를 청하되 너와 내가 한방에 누워 모란꽃 모랑모랑 피어서 내 무릎에 올라오면 내 세월이요 네 무릎에 올라오면 네 세월이다. 


석가는 도적심사를 먹고 반잠을 자고 미륵님은 찬잠을 자버렸구나. 미륵님 무릎위에 피어오른 모란을 석가님이 가져가다 제 무릎에 꽂았더니 더럽고 까다로운 세상이 되었구나, 


내 무릎에 꽃이 피었으나, 네가 가져갔으니 꽃이 시들어 열흘이 못 가고 십년을 못가리라. 미륵님이 석가의 성화에 못이기어 세상을 넘겨주고 떠나실 제 네 세상이 다해지면 나는 다시 찾아오마 하시니 미륵님 떠나실 제 잡지 못함이 한이로다" 


석가모니불을 교주로 하는 당시 불교를 귀족들에 의해 신봉되고 있었던 시대상을 고려해볼 때, 민중에 비친 사찰중심의 귀족불교 모습으로 석가로 표현하고 있으니, 귀족불교에 대한 민중의 정서를 엿볼수 있으며, 더불어 민중이 신봉하는 대상은 미륵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려 태조 왕건이 미륵신앙을 주요하게 숭상하는 것도, 나라잃은 백제 유민의 국토회복을 염원하는 그 처절한 갈망이 미륵신앙으로 표현되고 있음을 간파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려때 신돈은 땅을 파서 먼저 마른 콩을 묻고 그 위에 미륵상을 올려 땅을 덮고 나서 예언하기를 "이 땅에서 미륵이 솟아나리라" 예언하였다. 이에 물을 부어 마른 콩이 물기를 흡수하자 그 힘으로 미륵이 땅에서 솟아오르게 되자 미륵이 땅에서 솟아올랐음을 증명하였다 한다.


이처럼 땅에서 솟아오르는 미륵의 출현형식이 민간의 일반적인 형식으로 자리잡으면서 미륵불상은 입석상 형식으로 발 부분이 땅에 묻혀 있어 지중출현의 조성양식을 취하고 있는 특징이 있다. 조선시대에 들면 불교가 탄압을 당하는데, 주로 유생들에 의해 사찰이 불타고 불상이 파괴되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이렇게 훼손된 불상을 밤에 몰래 큰 돌을 머리부분에 올려 복원하고자하고 기원을 하였던 민중적 불교신앙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미륵신앙이었다.


그뿐아니라 그렇게 많이 파괴되어 나갔던 사찰의 불상과 대조적으로 민간불교신앙은 오히려 조선시대때 새로히 조성되고 있는 불상이 많았는데, 그것이 대부분 입석의 미륵불상이었던 것이다. 그후 조성양식에 관계없이 약간의 손질만 한 입석돌이 있으면 미륵으로 모셔졌던 것이다. 그렇기에 실로 입석의 미륵불은 조선시대 이후 근대까지 우리들의 할머니, 어머니때가지 전래되어왔던 민간의 전통적 불교신앙으로 신앙되어졌던 부처님이었던 것이다.


민간의 미륵신앙은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는 장승과 같이 질병과 환란을 막아내는 수호신의 역할을 하는 존재로 점차 민중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조선후기에 이르면 개인, 개인의 집에 모셔져 집안을 수호하는 성주신 혹은 가택의 신으로 생활과 밀접하게 결합되게 된다.


자애로운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이 집안의 대,소사를 일일 같이 고민하고 해결방법을 모색해 나가는 존재로 신앙되어 지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민간신앙의 선돌, 입석등이 기자신앙(남아출산)으로 신봉되고 있었는데, 선돌과 미륵의 형태의 유사성과 더불어 미륵신앙으로 융화되면서 미륵불에 대해서 남아출산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하는 대상불로서 미륵은 모셔져 오고 있었다.

 

마을어귀 산속에 떡 한광주리, 정한수에 다과를 준비하여 대를 이을 귀한 자손을 빌어마지 않았던 부처님이 다름아닌 미륵부처님이었던 것이다. 주강현교수의 저서 "마을로 간 미륵"에 보면 그 마을 미륵의 조형양식과 신앙의 내용들을 찾아볼 수 있으므로 참고하길 바라며 더 이상 민간 미륵신앙에 관한 내용은 생략하기로 한다.


사찰에 모셔진 미륵부처님을 제대로 답사해 보고 싶은 분들은 우선적으로 익산의 미륵사지를 답사할 필요가 있다. 현재 미륵사지에 박물관이 건립되어 있으므로 미륵사에 관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으며, 화순 운주사 미륵불과 미완성의 미륵 와불을 한번은 답사해 보길 권하고 싶은 곳이며, 논산의 개태사 미륵 3존불, 전주 금산사 미륵전, 관촉사 미륵불, 안동 제비원 미륵불, 충주 중원 미륵사지 미륵불 등이 사찰에 모셔진 미륵불로 답사할 수 있는 곳이다. 마을에서 신봉되어 지는 마을미륵은 "마을로 간 미륵"책을 참고하길 바란다. 


그렇다면 이제 미륵부처님은 과연 어떤 분인가에 대한 이해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 


미륵은 산스크리트어로 미트라, 마이트레야라고 명명되며, 그 뜻은 우정, 친구, 약속, 계약의 의미를 갖는다. 한역으로는 자씨보살로 번역되는데, 현대에는 미륵불, 혹은 미륵님으로 알려져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후 미래에 도래할 부처님으로 미래불이라고 하는데, 현재에는 도솔천에서 보살의 신분으로 중생을 구제하고 있다고 경전에 전한다. 석가모니부처님이 과거에 계셨고 현재의 우리들에게 살아계신 것이 아니라고 느끼는 현재의 우리 중생들에게는 앞으로 미래에 도래할 부처님이기에 일종의 미래의 구원자이며, 메시아와 같은 존재이다. 바로 이점에서 미륵부처님의 신앙되어 지고 기다려지는 것이다.

 

현재의 이 고통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구원자로서, 과거가 아닌 앞으로 미래에 도래할 것이라고 믿는 존재이므로 기대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후천개벽이니, 새로운 세기가 열리느니 존재멸망 운운하는 불안한 미래세계에 미륵불은 분명 멸망이 아닌 새로운 희망의 세계가 열리는 것이며, 그 구원자가 도래하므로 분명 현재보다 나은 세기가 열릴 것이라는 믿음을 확신시켜주는 존재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륵신앙이 특히 한반도에 있어서는 고대 삼국시대부터 시작되어 통일신라, 고려시대, 조선시대, 근대까지 우리 민족의 주요한 신앙으로 전래되어 왔던 점에 우리는 우리의 뿌리를 돌이켜봐야 하며, 민족 전통의 끝없는 줄기와 맥이 어디로 회향되어야 하는 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과거 우리 선조들의 민족 용신앙이 미륵신앙으로 이어져온 한국민족정기를 돌아볼 때 2,000년 새로운 천년이 열렸고, 그 첫해가 용의 해이며, 용신앙과 관련된 미륵신앙을 돌이키며 새로운 천년의 역사는 미륵의 용화세계가 열릴 것이라 믿고 싶은 것이 우연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출처: http://bodhip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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