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 이름 바로 찾기-일제 때 바뀐 전국의 산 이름
천황봉(속리산·계룡산) → 천왕봉, 북한산 → 삼각산 된다
산림청, 일제가 '창지개명' 한 39곳 제 이름 찾기
일제 때 바뀐 전국의 산 이름이 원래의 우리 이름으로 되돌려진다.
산림청은 지난해 10월부터 '우리 산 이름 바로 찾기'캠페인을 벌여 국민으로부터 제안받은 잃어버린 우리 산 이름 39건을 바로잡아 해당 자치단체에 넘겼다고 9일 밝혔다. 산 이름은 시.군.구 및 시.도 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건교부 산하 중앙지명위원회에서 통과되면 확정된다. 국민 제안을 한 사람 대부분이 향토사학자나 해당 지역 공무원이어서 그대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는 계룡산과 속리산의 최고봉인 '천황봉(天皇峰)'. 원래는 천왕봉이었으나 일제가 일본 천황을 뜻하는 '황(皇)'으로 바꾼 것이다.
서울 강북구와 경기도 고양시 경계에 있는 백운대도 당초 백운봉이었으나 일제에 의해 이름이 바뀌었다. 산봉우리를 뜻하는 '봉(峰)'과 달리 '대(臺)'는 산 아래를 바라볼 수 있도록 인공적으로 만든 평평한 땅을 일컫는다. 일제는 민족 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창씨개명(創氏改名)'과 마찬가지로 이처럼 '창지개명(創地改名)'을 했다고 산림청은 설명했다.
산림청은 또 서울 북한산을 삼각산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북한산은 고려 때 이후 1000여 년간 '삼각산'으로 불려 왔다. 다행히 북한산은 2003년 국가 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삼각산으로도 불리고 있다.
충북 영동 민주지산은 백운산으로 바꾸도록 했다. 우리나라 옛 지도책인'동국여지승람'에 '백운산'으로 돼 있으나 일제 때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 사이 백두대간에 있는 이화령은 해발 548m 높이의 고갯길.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예부터 이우릿재로 불려 오다 조선시대 말까지 작성된 문헌에는 '이화현(梨花峴)' 및 '이화이현'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일제 때 고개 위로 신작로(도로)가 나면서 일본식 지명인 '이화령'으로 바뀌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산성이 있는 대전의 계족산은 당초 봉황산이었으나 일제가 닭으로 격하시키기 위해 계족산으로 바꿨다고 전해져 오고 있다.
산림청은 이 밖에 ▶춘천 우두산→소슬뫼▶구미 금오산→대본산▶춘천 가리왕산→갈왕산▶강화 마니산→마리산▶양평 유명산→마유산▶제천 작성산→까치성산 등으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서울 인왕산(仁王山)은 일제 이후 인왕산(仁旺山)으로 표기되다 1995년 광복 50주년 때 제 이름을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