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 (김호영 편역)

  1. 범례
  2. 삼성기전(三聖紀全) 상편(上篇)
  3. 삼성기전(三聖紀全) 하편(下篇)
  4. 단군세기(檀君世紀) - 단군세기 서(序)
  5. 단군세기(檀君世紀) - 단군세기
  6. 북부여기(北夫餘紀) 상하(上下)
  7. 가섭원부여기(迦葉原夫餘紀)
  8. 태백일사(太白逸史) - 삼신오제본기
  9. 태백일사(太白逸史) - 한국본기
  10. 태백일사(太白逸史) - 신시본기
  11. 태백일사(太白逸史) - 삼한관경본기
  12. 태백일사(太白逸史) - 소도경전본훈
  13. 태백일사(太白逸史) - 고구려국본기
  14. 태백일사(太白逸史) - 대진국본기
  15. 태백일사(太白逸史) - 고려국본기
  16. (편역자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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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세기(檀君世紀)

이암(李嵒) 편찬(編)

단군세기 서(序)

나라를 위하는 도(道)에 사족(士)의 기개보다 먼저인 것이 없고 사학(史學)보 다 급한 것이 없음은 무엇 때문인가. 사학이 불명하면 사족의 기개가 부진(不振) 하고 사족의 기개가 부진하면 나라의 근본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정치의 법이 갈라지기 때문이다. 대개 사학의 법은 나쁜 것은 그르다 하고 좋은 것은 옳다 하고 인물을 형량하고 시대의 현상을 논하고 진단하니 만세의 표준이 되는 않는 것이 없다. 이 민족의 삶의 역사는 참으로 오래되었다. 창세(創世)의 조서(條序) 또한 가정(加訂) 증거되고 국가와 더불어 역사가 함께 존재하고 사람과 더불어 정치가 함께 움직이고 모든 것이 나의 것보다 우선하는 것이고 중요한 것이다. 오호라, 정치는 그릇(器)과 사람은 도(道)와 같다. 그릇이 가히 도에서 분리되어 존재할 수 있겠는가. 나라는 형체(形)와 같고 역사는 혼(魂)과 같다. 형체가 가히 혼을 잃고 유지될 수 있겠는가. 도(道)와 기(器)를 함께 닦는 것이 우리이다. 형 체과 혼을 함께 갖추어 넓히는 것 역시 우리이다. 고로 천하의 모든 일은 먼저 나를 아는 데에 있다. 그런즉 나를 알려고 한다면 어떤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가. 대저 삼신일체(三神一體)의 도(道)는 대원일(大圓一)의 뜻에 있으니 조화 (造化)의 신은 내려와 나의 성(性)이 되고 교화(敎化)의 신은 내려와 나의 명 (命)이 되고 치화(治化)의 신은 내려와 나의 정(精)이 된다. 고로 유일하게 사람 이 만물 가운데 최고로 귀하고 최고로 존엄하다. 대저 성(性)이라는 것은 신(神) 의 뿌리이다. 신(神)이 성에 그 근본을 둔다고 하여 성이 바로 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氣)의 불꽃이 밝아 어둡지 않는 것이 참성(眞性)이다. 그러므로 신은 기에서 분리될 수 없고 기는 신에서 분리될 수 없고 우리 몸의 신은 기와 더불 어 합쳐진 후에 우리 몸의 성(性)을 명(命)과 더불어 가히 알 수 있다. 성은 명 과 분리되지 않고 명은 성과 분리되지 않고 우리 몸의 성은 명과 더불어 합쳐진 후에 우리 몸(身)은 아직 시작되지 않고 신(神)의 성은 아직 시작되지 않고 기 (氣)의 명은 가히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그 성의 영(靈)을 깨닫는 것이다. 천신 (天神)과 더불어 그 근원(源)과 그 명(命)의 현생(現生)이 같다. 산천(山川)과 더 불어 그 기(氣)와 그 정(精)의 영속함이 같다. 창생과 더불어 그 업(業)이 같다. 이에 하나를 집으면 셋을 포함하고(執一含三) 셋이 모여서 삼(三)이 하나로 돌아 가는 것(會三歸一)이다. 고로 마음을 정해 변하지 않는 것을 일컬어 참나(眞我)라 하고 신통하여 만 가지를 변화시키는 것을 일컬어 일신(一神)이라고 한다. 참나와 일신은 머무르는 궁(宮)이다. 이것을 알고 법(法)에 의거해 참 근원을 수 행한다면 좋은 징조는 스스로 몰려오고 광명은 이것을 항상 비출 것이다. 이에 천인(天人)이 서로 함께 그것에 제사하는 연유로 삼신(三神)을 지키고 계율에 맹 세하면 능히 일(一)이라는 것에 돌아오기 시작할 것이다. 고로 성명정(性命精)의 무기(無機)는 삼신일체의 상제(上帝)인 것이다. 우주만물과 더불어 혼연동체가 되고 심기신(心氣神)과 더불어 자취가 없고 장존하는 감식촉(感息觸)의 무기가 환인주조(桓因主祖)와 같다. 세계만방과 더불어 하나로 시행하여 함께 즐기고 천 지인(天地人)과 더불어 무위(無爲)하면 스스로 교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고로 그 가르침을 세우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먼저 스스로 자아를 세우고 그 형체를 혁 신하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먼저 무형(無形)을 혁신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이에 나를 알고 혼자만의 하나의 길(道)을 구해야 한다. 오호라, 슬프다. 대부여(夫餘) 는 대부여의 도(道)가 없어진 연후에 한(漢)나라 사람이 대부여에 침입하였다. 고려는 고려의 도가 없어진 연후에 몽고가 고려에 침입하였다. 만약 그때의 제 도가 먼저 대부여로서 대부여의 도가 있게 하였다면 그런즉 한나라 사람들은 그 한나라로 돌아갔을 것이다. 만약에 고려에 고려의 도가 있었다면 그런즉 몽고 사람들은 몽고로 돌아갔을 것이다. 오호라, 슬프다. 예전에 시퍼런 무리배의 사 악한 담론(邪論)이 음으로 수많은 귀신과 더불어 밤을 누비고 다녔다. 남생(南 生)과 발기(發岐)의 역심이 서로 상응함으로써 합세하여 나라를 위하는 자를 억 누르니 도(道)와 기(器)가 죽고 형체(形)와 혼(魂)이 사라지는데 어찌 스스로만 안전할 수 있겠는가. 지금 다른 외인(外人)들이 간섭하는 정치는 갈수록 더욱 더 심해져서 양위, 중책, 중임을 농단하나 나 같은 대신이라는 무리는 속수무책이니 어찌 그런가. 국가에 역사가 없으면 형체는 있어도 혼을 잃은 까닭이다. 일개 대 신의 능력으로는 아직 나라를 구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니 이에 국인과 더불어 모두 국가를 구한다면 유익하게 될 때 그 때 그 곳에서 구하는 것이고 나라를 구한 연후에야 이제 나라를 구했다고 말함으로서 가히 얻는 것이다.

나라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나아갈 방향을 고려해 보면 국가는 역사가 있어야 형체가 있고 혼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신시 개천 이래로 각각 그 근본(統)이 존재하니 국가는 근본으로 인하여 세워지고 백성들은 근본으로 인하여 함께 하 였으니 사학이 어찌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 있는가. 이 글을 즐겁게 써서 단군 세기의 서(序)로 삼는다.

상(上)의 12년 계묘년(癸卯年) 10월 3일에 흥행촌수(紅杏村叟)가 강도(江都)의 해운당(海雲堂)에서 쓰다.



한퓨쳐 / 역사자료실 / 환단고기 (신교출판사, 김호영 편역)